"자녀 성인된 지 10년 지나면 양육비 청구 못한다" 대법 판결은
자녀가 성인이 된 지 10년이 지나면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를 사후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자녀가 성인이 되고부터 10년 동안만 유효하다는 것이다.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8일 A(87)씨가 전남편 B(85)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청구기각 결정을 확정하며 이같이 판결했다.대법원은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의 소멸시효는 자녀가 미성년이어서 양육 의무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않고,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 의무가 종료된 때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자녀가 미성년인 동안 양육비의 변동 가능성이 있어 완전한 재산권이라고 볼 수 없지만, 성년이 되면 금액이 확정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채권과 마찬가지로 소멸시효 계산이 시작된다는 취지다.또 과거 양육비를 언제까지나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면 상대는 평생 불안정한 상태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멸시효 적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소멸시효란 일반 채권을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현행법에 따르면 양육비는 미성년 자녀가 만 19세 성인이 될 때까지 지급해야 하며, 양육비를 받지 못했을 경우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도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2011에 나온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당사자 간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청구권이 생기기 전에는 양육비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봤지만, 2018년 이번 사건을 접수하고 6년 가까이 심리한 대법원은 결국 전원합의체를 통해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2024-07-18 15:17:41
이혼했어도 혼인 무효 판결…어떤 상황에서?
이혼한 상태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혼인을 무효화 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3일 A씨가 전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청구 소송에서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원심의 각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이같이 판시했다.대법원은 "신분 관계인 혼인을 전제로 수많은 법률관계가 형성된다"며 "그에 관해 일일이 효력의 확인을 구하는 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 과거의 법률관계인 혼인 자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편이 관련된 분쟁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일 수 있다"고 했다.아울러 대법원은 "무효인 혼인 전력이 잘못 기재된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 요구를 위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혼인 관계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며 "(혼인 무효) 확인의 이익을 부정한다면 혼인무효 사유의 존부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방법을 미리 막아버림으로써 국민이 온전히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소송을 제기한 A씨도 항소심에서 '미혼모 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혼인을 무효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A씨는 지난 2001년 B씨와 결혼했다가 2004년 이혼했는데, 혼인신고 당시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정신 상태에서 실질적 합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민법 815조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거나 근친혼일 경우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정한다.그러나 1984년 나온 대법원의 기존 판례는 이미 이혼한 부부의 혼인은 사후에 무효로 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2024-05-23 18:23:52
"'권리금 계약서' 쓰고 수수료 받은 공인중개사 유죄"
공인중개사가 임차인 간 권리금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본인 업무 범위를 넘어선 일을 하면 행정사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행정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 선고를 유예한 하급심의 판결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선고유예는 범죄 정황이 경미한 경우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되 형 선고를 미루는 것으로,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선고를 면해주는 면소(免訴) 처분을 받았다고 본다.A씨는 지난 2020년 8월 어린이집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종전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사이에 '권리금 계약서'를 써주고 수수료로 25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행정사가 아닌 사람이 타인을 대리해 권리·의무나 사실 증명에 관한 서류를 업으로 작성하는 것은 행정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다.1심은 "권리금 계약서를 작성하는 행위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범위로 정한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또 "실무상 권리금 계약과 임대차 계약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도 행위의 위법성 인식이 높지 않다"며 선고 유예 이유를 밝혔다.A씨는 1심에 불복했으나 2심 법원과 대법원의 판단은 동일했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2024-05-10 10:19:01
대법원 "예비후보자 공약집 무료 배포는 선거법 위반"
예비후보자가 자신의 공약집을 주택 우편함에 넣는 등 무상으로 살포한 행위를 선거법 위반(기부 행위)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3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4일 확정했다.이씨는 2022년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군수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그는 예비후보자 공약집 614부를 상가나 주택 우편함에 넣거나 자동차 와이퍼 사이에 끼워두는 등 선거구 안에서 무상으로 자신의 공약집을 살포한 혐의로 기소됐다.또 자신이 운영 중인 업체에서 생산한 냉면 등을 시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사실상 기부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해당 선거에서 선출되지 못했다.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이씨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기부 행위의 대상에 공약집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대법원의 같은 판단을 내렸다.대법원은 "예비후보자 공약집은 후보자의 정책 등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지지기반을 조성하는 데에 기여하는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명함이나 홍보물과는 달리 상당한 비용을 들여 도서의 형태로 발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무상으로 배부하게 되면 자금력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우월한 홍보활동과 효과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하게 되므로 결국 후보자의 자금력이 유권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공약집을 기부하는 것도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행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2024-05-03 11:30:31
'조희연 표' 교육 정책 흔들리나...2심 징역형 집유
해직교사 특별채용 과정에서 부당하게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심에서도 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진보 교육계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최종적인 직 상실 여부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야 알 수 있지만, 1심과 2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그가 추진한 교육 정책은 물론 진보 교육의 기조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조희연 교육감은 10년째 서울 교육을 도맡아 온 최초의 3선 교육감으로, 서울형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확대, 서울 학생인권조례 시행,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등 진보적인 교육정책을 펼쳤다.하지만 혁신학교의 경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 등과 맞물리며 서울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켰단 지적이 나온 것이다.여기에 특수목적고등학교 폐지, 수능 절대평가 등 그가 강조해 온 다른 정책들도 줄줄이 백지화됐다.이에 따라 조 교육감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생태 전환 교육, 학생인권조례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특히 학생인권조례의 경우,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후 교권 보호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조 교육감은 조례에 학생의 책무성을 추가해 개정하자는 입장을 보였다.조례가 폐지되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심해지고 인권 침해 구제에 대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하지만 2심 판결로 이 같은 정책들도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심에서도 금고 이상 형이 나오면 대법원에 가서도 형이 낮아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 있
2024-01-18 16:07:41
책가방에 넣어둔 녹음기에서 아동학대 정황, 증거자료 안돼
자녀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 담임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근거 자료로 활용했다면 이를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는 1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냈다.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A씨는 지난 2018년 3월 자신이 담임을 맡은 3학년 반에 전학을 온 학생인 B군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구제 불능이야" "바보짓 하는 걸 자랑으로 알아요" 등의 발언을 하며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A씨는 "뇌가 어떻게 생겼는지 머리 뚜껑을 한번 열어보고 싶다" "쟤는 항상 맛이 가 있다"고 하며 반 학생들에게 "쟤랑 놀면 자기 인생만 고장 난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아동을 구박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A씨는 "누가 선생님이 무섭게 화내면서 말한다고 하냐. 그런 유언비어를 터뜨리면 무고죄에 해당된다"고 말하기도 했다.이에 B군의 부모는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 A씨의 언어 폭력을 육성으로 녹음했다. 1심은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사가 본분을 저버리고 피해 학생에게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정서적 학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죄질과 범행의 불법성이 무겁고 피해자 내지 피해자의 부모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이에 A씨는 비밀리에 녹음한 것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로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항소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는 ‘누구든지 공개
2024-01-11 14:52:18
"지인 나체사진 합성 좀..." 대학생 무죄판단, 왜?
지인의 나체 사진 제작을 맡기고 보관한 대학생 '범행 당시에는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음화제조교사·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이씨는 2017년 4월부터 11월까지 모르는 이에게 SNS를 통해 여성 지인들의 얼굴이 합성된 나체 사진을 17차례 의뢰해 제작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그는 나체 사진 제작을 맡기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지하철과 강의실 등에서 6차례 여성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범행은 그가 잃어버린 휴대폰을 주운 사람에 의해 발각됐다. 습득자가 주인을 찾기 위해 휴대전화를 열었다가 합성 사진을 발견했고 이를 피해자에게 알렸다.피해자는 2017년 12월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하면서 이씨를 고소했다.당초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중이었으나 이씨가 군에 입대하면서 군검찰 소관으로 넘어갔다. 군사법원은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1·2심 모두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형법 244조는 문서, 도화, 필름 등 '음란한 물건'을 제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기존 대법원 판례는 이씨가 제작한 합성 사진과 같은 컴퓨터 파일을 음란한 물건으로 인정하지 않는다.이에 대법원은 음화제조교사죄로 이씨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의 유죄 판결을 깼다.이씨의 범행은 컴퓨터 합성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범죄 유형이다.2020년 3월에야 성폭력처벌법 14조의2(
2024-01-05 14:10:11
'양육비 안 주는 아빠' 신상공개한 배드파더스, 결국 유죄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Bad Fathers)'란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 구본창(61)씨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4일 확정했다.구씨는 2018년 9~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 5명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피해자 5명이 구씨를 직접 검찰에 고소했으며, 실제로 구씨가 공개한 대상자는 더 많다.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7명도 전부 무죄로 평결했다.2심 법원은 그러나 구씨의 행위가 '사적 제재'로서 현행법에 어긋난다며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다.다만 범행 경위를 참작해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2024-01-04 10:40:15
반복된 층간소음, 스토킹 범죄로 볼 수 있어
수개월 동안 이어진 야간 층간소음 보복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14일 대법원 1부는 빌라 아래층에 살던 피고인이 주변의 생활소음에 불만을 표시하며 수개월에 걸쳐 늦은 밤 도구로 벽을 치거나 음향기기를 트는 등 주변 이웃들에게 큰 소리가 전달되게 한 행위가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는 원심판결인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등을 확정했다.이웃 간 일부러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가 사회통념상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반복적인 행위에 해당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대법원은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피고인의 행위는 층간소음의 원인 확인이나 해결방안 모색 등을 위한 합리적 범위 내의 정당한 이유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상대방에게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지속적, 반복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이어 “피고인의 반복되는 행위로 다수의 이웃들은 수개월 내에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다”며 “피고인 행위는 이웃 간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이웃을 괴롭힐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2023-12-14 11:48:08
유승준 한국 올까? 비자 발급 소송 승소
가수 유승준씨(46·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가 한국 비자 발급을 둘러싼 두 번째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30일 유씨가 주 LA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결에 법 위반 등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유씨는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2002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이후 2015년 재외동포비자(F-4) 발급을 거부하는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20년 3월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았다. 유씨는 승소 판결 확정 이후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재차 거부당했다. 당시 외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가 비자 발급 거부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지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하라고 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유씨는 LA총영사를 상대로 2020년 10월 2차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행정청이 주어진 재량권을 제대로 행사해 비자 발급 처분을 거부했으므로 앞선 대법원판결의 기속력(처분에 구속돼 자유롭게 취소 변경할 수 없는 효력)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2010년 개정된 구재외동포법 '병역규정'을 적용해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유씨가 만 38세를 넘었다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국익을 해칠 우려'가 없는 한 체류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봤다. LA총영사관 측은 판결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원고 승소 판결
2023-11-30 18:21:01
'22시간 지연' 아시아나 상대 손배소송, 결과는?
기체 결함에 따른 연착으로 불이익을 본 승객들에게 항공사가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모 씨 등 269명이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씨 등은 추석 연휴였던 지난 2019년 9월 13일 오전 1시10분(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 OZ742편에 탑승해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출발, 같은 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항공편에 투입된 항공기에 여압장치 관련 문제가 생겼고, 아시아나항공은출발시간이 약 3시간이나 지난 오전 4시20분경 탑승게이트앞에서 대기하던 승객들에게 기체 결함으로 인해 운항이 취소됐다고 안내했다. 승객 중 일부는 같은 날 오전 9시 40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항공편 등을 대체 항공편으로 제공받아 귀국했지만, 이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승객은 탑승 예정시간이 22시간 지난 같은 날 오후 11시40분경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이에 이씨 등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승객 1명당 70만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승객들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소송에서 우리나라가 가입된 몬트리올 협약 19조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몬트리올 협약 19조는 운송인(항공사)이 항공 운송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책임진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운송인이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취했거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을 입증할 경우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도록 면책사유를 두고 있다. 1·2심은 "아
2023-11-13 11:36:58
명품 원단으로 '리폼', 상표권 침해일까?
명품 '리폼'은 상표권 침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등 소송에서 "A씨는 루이비통의 상표가 표시된 가방의 원단을 사용해 리폼 제품을 제조해선 안 되고 루이비통에 손해배상금 1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7~2021년 고객이 맡긴 루이뷔통 가방 원단을 활용해 가방과 지갑을 만들었다. 리폼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의 제작비를 받았다. 루이뷔통은 A씨가 자사 상표의 출처표시 및 품질보증 기능을 저해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작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타인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 A씨는 리폼 제품이 상표법상 '상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형태의 물품을 반복해서 생산하는 '양산성'과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여러 단계에서 교환·분배되는 '유통성'을 갖춰야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리폼 제품은 이런 속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가방 소유자가 리폼 제품을 루이뷔통에서 제작한 원제품과 혼동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리폼 제품도 상품에 해당하고 A씨는 루이비통의 상표를 사용했다고 봐야 한다"며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리폼 제품이 교환가치가 있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이상 상표법상 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품이 현실적으로 유통되지 않았고 양산성이 없다고 해도 상표의 출처표시기능은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A
2023-11-12 23:53:09
日 약탈해 간 '불상', 제 주인 찾나 했더니...대법 "일본 사찰 것"
절도범이 일본 사찰에서 훔쳐 국내로 들여 온 고려시대 불상의 소유권이 일본 사찰에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와 주목 받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비 대법관)는 26일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인도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2012년 한국 국적의 절도범들이 일본 대마도에 위치한 관음사에 보관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을 훔쳐 온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됏다. 절도범들은 불상을 국내로 밀반입하다 적발돼 유죄판결을 받았고 불상은 국가에 몰수됐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이 불상을 반환하라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서산 부석사는 2016년 불상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불상은 1330년께 제작됐다가 고려 말 왜구가 약탈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석사 측은 "불상은 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부석사에 원 소유권이 있다"며 "정부는 불상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래 불상의 소유자였던 고려시대 '서주 부석사'의 후신이 서산 부석사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정부는 부석사가 불상의 소유자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관음사는 "1953년부터 불상을 도둑맞은 2012년까지 불상을 계속 점유하고 있었으므로 일본 민법에 따라 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취득시효는 권리자가 아니더라도 일정 기간 점유가 이뤄지면 재산을 취득하게 되는 민법상의 제도다. 1심 판결은 불상이 과거 왜구의 침입으로 비상식적 형태로 반출된 것으로 보고 부석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과거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도난이나 약탈 등의 방법으로 일본 관음사로 운반돼 봉안돼 있었던 것으로
2023-10-26 14:47:55
"담임 바꿔달라" 등교 거부한 학부모, 대법원 판결은?
합당한 이유 없이 계속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한 학부모의 행위가 교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어머니 A씨가 학교장을 상대로 "교권 보호위원회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14일 사건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7월 학교장으로부터 "교육활동 침해 행위인 반복적이고 부당한 간섭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사건의 시작은 교실에서 운영된 '레드카드' 제도였다. A씨의 자녀는 2021년 4월 수업 중 생수 페트병을 가지고 놀며 수업을 방해했다. 담임교사는 생수 페트병을 빼앗은 뒤 칠판의 레드카드 부분에 학생의 이름표를 부착하고 방과 후 14분간 교실을 청소하도록 했다. A씨는 그때부터 교사가 자녀를 학대했다며 교감과 면담하고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남편과 함께 교실로 찾아가 교사에게 직접 항의하기도 했으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기도 했다. 교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상실 증세를 보이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불안과 우울증을 호소하며 병가를 냈다. 하지만 A씨의 민원은 멈추지 않았다. 교체 요구는 물론 교육감에 민원을 제기하고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교권보호 조치를 받자 A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패소했지만 2심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었다. 레드카드 제도가 부적절하며 A씨 행위가 '반복적이고 부당한 간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을 규정한 헌법 31조를 근거로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
2023-09-14 14:06:33
12년 라디오 진행한 프리 아나운서, 퇴직금 소송 결과는...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겸직이 허용됐던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방송국을 상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퇴직금과 각종 수당을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가 경기방송을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지난달 31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A씨가 경기방송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근로자성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06년 8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회사와 프리랜서 방송 출연 계약을 맺고 라디오 방송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했다. 계약에 따라 A씨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한 겸직이 가능했고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었다. 회사는 프로그램 출연에 관한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강제할 수 없었다. 계약 유효기간은 방송프로그램 개편일까지였으나 사전 통지만 하면 중도 해지할 수 있었다. A씨는 계약이 종료된 뒤 2020년 4월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과 각종 수당 6천4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자신은 회사의 공채 아나운서로 재직한 근로자이므로 회사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그를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계약서에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기재가 없고 다른 직원과 달리 A씨는 회사 바깥의 영리활동을 할 수 있었던 점, 출퇴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A씨가 회사 행사에 참석하거나 기숙사를 제공받기도 했지만 이것만으로 그가 회사에 종속돼 근
2023-09-13 10: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