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조희연 교육감 / 연합뉴스
해직교사 특별채용 과정에서 부당하게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심에서도 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진보 교육계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종적인 직 상실 여부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야 알 수 있지만, 1심과 2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그가 추진한 교육 정책은 물론 진보 교육의 기조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희연 교육감은 10년째 서울 교육을 도맡아 온 최초의 3선 교육감으로, 서울형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확대, 서울 학생인권조례 시행,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등 진보적인 교육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혁신학교의 경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 등과 맞물리며 서울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켰단 지적이 나온 것이다.
여기에 특수목적고등학교 폐지, 수능 절대평가 등 그가 강조해 온 다른 정책들도 줄줄이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조 교육감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생태 전환 교육, 학생인권조례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학생인권조례의 경우,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후 교권 보호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조 교육감은 조례에 학생의 책무성을 추가해 개정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조례가 폐지되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심해지고 인권 침해 구제에 대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하지만 2심 판결로 이 같은 정책들도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심에서도 금고 이상 형이 나오면 대법원에 가서도 형이 낮아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 있다"며 "저희 차원에서도 교육청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졌다"고 염려했다.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조희연 교육감 / 연합뉴스
만약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조 교육감이 직에서 내려올 경우, 전국 시도 교육감 사이에 형성된 진보·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
조 교육감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협의체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교육감협의회는 진보·보수 성향의 교육감들이 비슷한 숫자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진보 교육감의 대표 주자인 조 교육감이 직을 상실할 경우 보수 성향 교육감들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관계자는 "조 교육감이 회장에서 빠지거나 직을 상실하게 된다면 진보 구도가 꺾인다. 구심점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조 교육감의 명과 암은 있으나, 그럼에도 진보 교육감으로 서울 교육을 '경쟁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노력한 점이 있다"며 "만약 보수 교육감이 조 교육감 자리를 대신한다면 '경쟁 교육'과 '학교 서열화'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