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오프더레코드 육아]①기꺼이 좋은 ‘남의 부모’가 될 때
책을 꼭 구매하지 않아도 어떤 신간이 나왔나 둘러보길 좋아하는 1인이다. 간편하게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될 것을 없는 시간 발품 팔아 서점까지 간다고 타박하는 이도 있겠지만, 책은 되도록 꼭 서점에 가서 사야 하는 이상한 취향과 개똥철학 탓에 기어코 볼만한 책을 찾아 서점에 간다. 그리하여 책 한 권 진중하게 읽기 힘든 분주한 연말연시, 바쁜 시간을 쪼개어 기필코 간 서점. 여유롭게 둘러 볼 시간마저 여의치 않아 눈대중으로 몇 권 골라잡았다. 부디 재밌길 바라며. 뽑기 하듯 전적으로 감각에 의지하여 집어 든 책은 다름 아닌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교수의 저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이었다. 별다른 기대 없이 넘긴 책장. 이게 웬일이람. 사회적·정치적 원인을 밝히는 사회역학을 도구 삼아 사회적 경험이 어떻게 우리 몸에 스미고, 병이 되는지 집요하게 추적해 나가는 김 교수의 발자취는 한여름 밤 추적 스릴러 보다 감흥 있었다.그는 저서에서 개인의 질병을 둘러싼 혐오발언, 구직자 차별, 가난, 참사를 다루며 '사회의 변화 없이 건강해질 수 없는 개인'에 대해 날카롭게 짚어내며, 개인의 몸, 곳곳에 투영된 사회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음을 묻는다. 1950년대 당시 45달러였던 국가재정 파탄 위기 불모지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높은 소득 수준을 넘볼 만큼 높은 경제수준을 일궜다. 그에 반해 결식아동의 실태는 모순적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사각지대 빈곤가정의 아동은 약 67만 5천명, 그중 제때 식사를 못하는 아동은 보통 10명 중 4명꼴이다. 영양섭취 부족의 경험을 하는 아동들
2018-01-28 11: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