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잘 참는 것이 사이코패스 성향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 디마나 아타나소바 박사팀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높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인 참가자들은 고통을 잘 참았지만,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학습하는 능력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부정적 경험을 통해 행동 변화를 보이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이들은 고통을 무시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사이코패스 성향과 고통 감내 능력 간의 연관성을 알아내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실험 참가자 106명은 자신의 공감 부족 능력, 충동성 등 사이코패스 성향을 평가하는 설문지를 작성했고, 이후 팔에 전극을 부착해 점차 강도가 높아지는 전기 충격을 받았다. 이때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고통을 처음 느끼는 지점과 견딜 수 있는 최대 강도를 기록했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강한 고통을 참아냈다. 그중 일부는 기계의 최대 전류인 9.99mA(밀리암페어)까지 견뎠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두 가지 색상의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임을 진행했다.

첫 시도에서 참가자들은 총 160번 카드를 선택할 기회를 가졌고, 카드 선택에 따라 0.10유로(약 140원)의 보상 또는 벌금이 생겼다.

이후, 이들에게 한 번 더 160번 카드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카드 선택에 따라 보상 또는 전기충격이 주어졌다. 다만 참가자들은 해당 규칙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 후 어떻게 행동을 수정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참가자들은 전기 충격을 받고도 같은 카드를 반복해서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부정적인 결과나 고통을 경험한 후에도 기존의 신념이나 행동 패턴을 쉽게 버리지 않고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심리적 경향인 '신념 재설정' 현상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로 고통을 잘 참거나 쉽게 무시하는 성향이 사이코패스 성향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고통을 견뎌내는 게 무조건 긍정적인 것은 아니며, 고통을 덜 느끼거나 쉽게 무시하는 것이 특정 성격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아타나소바 박사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근본적 원인은 이들이 남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한 것"이라며 "이들은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기보다 원래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커뮤니케이션스 사이콜로지'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