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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전 세계 응급의료 서비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에도 영향을 예측하거나 대처할 방안을 마련한 국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인식 제고와 대비를 촉구했다.
스페인 마르케스 데 발데실라 병원 소속 루이스 가르시아 가스트릴로 교수팀은 13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응급의학회(EUSEM) 특별 세션에서 전 세계 36개국 응급·재난 의학 전문가로 구성된 그룹에 대한 기후변화 인식 및 대비 조사를 통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공동연구자인 스위스 엔테 오스페달리에로 칸토날레의 응급의학 책임자 로베르타 페트리노 박사는 "국가 및 국제적 차원에서 응급의료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대한 정책 입안자, 의료서비스 제공자, 의료 전문가, 일반 대중의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15일까지 세계 13개 지역 36개국 응급의학협회에 4~6명씩 42개 포커스 그룹을 구성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우려, 다양한 위협의 심각성, 응급의료에 대한 영향, 문제 완화에 필요한 조치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현재와 미래 의료시스템 및 응급의료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0~9점 척도 중 평균 7점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21%만이 해당 지역이나 국가가 기후변화가 응급의료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평가했다고 답했으며, 기후변화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조처를 했다는 응답은 38%밖에 되지 않았다.
이어 62%는 정부나 정책 입안자들이 응급의료 서비스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평가한 적이 없다고 답했고, 55%는 기후변화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응급의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장 큰 위험으로 공해, 홍수, 폭염을 꼽았고, 부차적 위험으로는 혹한, 산불, 말라리아 같은 매개체 감염병을 들었다.
고소득 국가 포커스 그룹은 폭염, 혹한, 산불 위험을 가장 우려했다. 예상되는 가장 큰 위험은 환자 수 증가였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교육과 전략적 계획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 포커스 그룹은 기후변화가 식량 생산에 미치는 영향과 보건 서비스 중단을 가장 심각한 위험으로 꼽았다.
호주·뉴질랜드·서남 태평양 제도 등과 동유럽, 남아시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국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고, 호주, 중앙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매개체 감염병, 산불, 기상이변, 식량 부족 등 위험이 다른 지역보다 클 것으로 예측됐다.
페트리노 박사는 "기후변화는 지역과 관계없이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 세계가 기후변화라는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고 의료서비스 역시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