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Health

"전화 좀 그만" MZ 떨게 하는 '콜 포비아'...왜?

입력 2024-08-31 15:21:25 수정 2024-08-31 15:21:49
  • 프린트
  • 글자 확대
  • 글자 축소

shutterstock



MZ 사이에 업무상 전화 통화,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 등을 기피하는 '콜 포비아(Call Phobia)'(전화 공포증) 증상을 겪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그 이유가 주목된다.

지난 26일 영국 공영 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MZ세대(18세~34세)에서 23%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4명 중 한 명은 전화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다.

이들은 전화가 와도 무시하고 문자로 응답하거나, 온라인으로 번호를 검색해 발신자가 누구인지 확인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MZ세대도 10명 중 3명꼴로 '콜 포비아'를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알바천국'이 MZ세대 1496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콜 포비아' 증상을 겪는다고 밝힌 이들은 35.6%였다. 2022년 시행된 같은 조사에서는 29.9%였지만 1년 사이 5.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MZ세대가 겪는 '콜 포비아'의 주요 증상은 '전화를 받기 전 느끼는 높은 긴장감과 불안(64.0%)'이었고, 이어 '전화 통화 시 앞으로 할 말이나 했던 말을 크게 걱정한다'(47.8%), '전화 통화 시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식은땀이 흐르는 등 신체 변화'(22.0%) 순으로 많았다.

응답자들이 두려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순간은 '지원·면접 등 구직 관련 전화를 할 때'(72.8%)였다. 이어 '직장 상사·거래처 등 업무상 전화를 할 때'(60.4%), '제품·서비스 등 문의 전화를 할 때'(44.5%), '예약 접수·취소 전화를 할 때'(39.2%), '배달 주문 접수·취소 전화를 할 때'(34.3%) 순이었다.

'콜 포비아'의 대처 방법으로는 '모르는 번호의 전화는 받지 않기'(34.2%)가 1위였고, '전화 통화를 최소화하고 이메일·문자 위주로 소통'(28.8%), '전화 통화를 하기 전 미리 대본 작성'(28.4%) 등을 꼽았다.

MZ 세대가 전화를 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대답해야 하는 점'(60.0%) 때문이었다.

이어 '생각한 바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것이 걱정돼서'(55.9%), '문자·메시지 등 비대면 소통이 훨씬 익숙해서'(51.6%),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할 것이 걱정돼서'(29.5%), '할 말이 떨어졌을 때 침묵이 불안해서'(24.2%)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콜 포비아에서 벗어나려면 전화를 피하지 말고 반복적인 연습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콜 포비아 증상도 다른 두려움, 공포심과 마찬가지로 점진적인 노출 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점진적인 노출 치료는 불안을 느끼는 요소와 자주 접촉해 공포심을 줄이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심리학과 조용래 교수는 "먼저 전화를 걸 때 떨린다는 불안을 수용하고, 이를 멀리서 객관화하며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 친한 친구 등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과 통화 연습을 하고, 난도가 높은 사람과 도전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8-31 15:21:25 수정 2024-08-31 15:21:49

#콜포비아 , #BBC , #MZ

  • 페이스북
  • 엑스
  • 카카오스토리
  • URL
© 키즈맘,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