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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사망보험금만 '쏙' 가져간 얌체 母, 양육비 1억원 지급 판결

입력 2024-08-29 16:00:30 수정 2024-08-29 1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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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14년간 양육비를 주지 않다가, 자녀가 사망하자 사망보험금을 수령한 친모가 보험금보다 큰 과거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제1가사부는 자녀들을 양육한 A씨가 친모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 청구 소송 항고심에서 "B씨는 A씨에게 과거 양육비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B씨와 혼인신고를 하고 자녀 2명을 낳고 살다가 A씨를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하고 협의 이혼했다. 이후 A씨는 이혼 후 자녀 양육을 위해 다양한 소득 활동에 나섰지만, B씨는 자녀와 교류도 적고, 경제적인 지원도 하지 않는 등 양육을 전혀 분담하지 않았다.

이런 생활이 이어지던 중 자녀인 C씨는 2021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A씨는 교통사고 가해자 측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기 전에 B씨에게 연락해 B씨의 법정상속분 중 일부만 지급받는 내용으로 합의를 요청했으나, B씨는 법정상속인으로서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 전액을 수령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B씨는 자녀의 사망보험금으로 8천670만원을 수령했다.

A씨는 자녀들의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기 위해 공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공단은 A씨를 대리해 B씨를 상대로 자녀들의 과거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B씨는 협의이혼 당시 A씨의 부모님이 자녀들을 양육하는 대신 양육비를 A씨가 부담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A씨도 이 사건을 청구하기 전까지 양육비를 한 번도 요구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A씨의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자녀들과 별다른 교류도, 경제적인 지원도 없이 지내다가 자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법정상속인의 지위에서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수령한 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녀들을 양육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과거 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면서도 "과거의 양육비를 일시에 청구할 경우 경제적 부담 발생할 수 있다"며 과거 양육비를 6천500만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공단은 B씨가 고액의 보험금을 받았으므로 감액의 필요성이 없다며 항고를 제기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B씨가 사망한 자녀의 법정상속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험회사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받거나 지급받을 예정인 점, B씨가 꾸준히 소득 활동을 하는 점에 비추어 과거 양육비를 1억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항고 일부를 인용해 판결했다.

A씨를 대리한 공단 소속 김수연 변호사는 "장기간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양육비 청구를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는 외면한 채, 상속인의 권리만 내세우며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려는 얌체 부모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8-29 16:00:30 수정 2024-08-29 16:01:08

#보험금 , #양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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