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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는 흡혈 대상을 찾기 위해 호흡 속 이산화탄소와 채취, 열 등을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더해 체온에서 나오는 적외선(IR)까지 감지해 공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SB) 크레이그 몬텔 교수팀은 이집트숲모기 암컷이 사람 피부온도(34℃)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모기 체내에 적외선을 감지하는 단백질이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23일 밝혔다.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니콜라스 드보비앙 박사는 "모기는 작지만, 다른 어떤 동물보다 많은 사람의 사망을 초래한다"며 "이 연구는 모기가 인간을 어떻게 공격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모기 매개 질병의 전파를 통제할 새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숲모기는 매년 1억 명 이상에게 뎅기열, 지카, 황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감비아 학질모기는 매년 4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말라리아 원충을 옮긴다.
수컷은 괜찮지만, 암컷 모기는 알을 낳기 위해 동물을 흡혈한다. 100여년 간의 연구 결과, 모기는 사람을 포함한 동물이 내뱉는 이산화탄소와 채취, 체온 등을 감지해 공격 대상을 찾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집트숲모기 암컷을 케이지에 넣은 뒤, 공간의 한쪽은 사람 피부온도(℃)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있는 구역, 한쪽은 적외선이 없는 구역으로 조성했다. 사람 체취와 이산화탄소 등 다른 조건은 모두 동일했다.
그 결과 34℃ 적외선이 있는 구역으로 몰려가 탐색 활동을 하는 모기 수가 적외선이 없는 구역을 향한 모기보다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기는 피부에 10cm 이내로 접근해야 열을 감지할 수 있지만, 적외선은 그보다 훨씬 가까운 최대 70cm 거리에서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모기의 더듬이 끝에 있는 열 감지 신경세포에 적외선을 감지하는 단백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더듬이 끝을 제거한 모기는 적외선을 감지하지 못했고, 온도에 민감한 단백질(TRPA1)의 유전자를 제거한 모기도 적외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모기 개체 수를 억제하는 방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모기 잡는 장치에 피부에서 나오는 것과 비슷한 적외선을 방출하는 성능을 추가하면 포집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헐렁한 옷이 모기 물림을 방지하는 데 특히 좋은 이유를 설명했다. 헐렁한 옷은 모기가 피부를 물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차단할 뿐 아니라, 피부와 옷 사이에 형성된 공간이 적외선 방출을 줄여 모기가 감지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