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신기영 박사(앞줄 왼쪽)와 서울대병원 최형진 교수(앞줄 오른쪽) / 전기연 제공
한국전기연구원은 100g 이하의 두건처럼 생긴 장비로 뇌에 꾸준히 전기 자극을 가한 결과 식욕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 이름은 '대사증후군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생체신경 자극 기술'이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의공학교실에서 이와 관련한 실험이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연구원이 개발한 회색 두건을 쓴 채 20분간 뇌에 전기 자극을 받았고, 이후 장비와 연결된 컴퓨터에 뇌 그림이 나왔다. 이는 두뇌 피질을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다.
신 박사 연구팀은 약물 없이 전기 자극만으로 비만을 치료하는 기술인 '경두개 불규칙 신호 자극'(tRNS)을 개발 중이다. 뇌 안쪽 피질에 불규칙한 전기 자극을 보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에 전기 자극을 가해 식욕 억제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연구팀은 'tRNS 자극이 식욕을 실제로 줄이는지 알기 위해 최형진 서울대병원 연구팀과 여성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tRNS를 받은 30명과 위약(가짜 약)군 30명은 2주간 2~3일 간격으로 총 6회 전기 자극을 받았다. 연구팀은 tRNS 그룹에 1회당 20분씩 2mA의 미세한 전류를 가했다.
그 결과 tRNS 자극을 받은 그룹이 위약군에 비해 식욕과 배고픔을 덜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 신 박사는 tRNS 그룹 29명(중도 포기자 1명 제외) 중 27명이 식욕이 줄었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위약군도 전반적인 식욕이 30%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감정적 섭식(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감정을 완화하려고 음식을 먹는 행위)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새로운 임상 실험을 통해 tRNS가 체중 감소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런 방법은 비만 치료에 쓰이는 주사제보다 부작용 걱정이 크게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