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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저출산 이유, 한국이랑 똑같네..."차라리 안 낳는 게 나아"

입력 2024-08-05 11:59:52 수정 2024-08-05 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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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출산의 원인을 젊은이의 쾌락 추구 등 도덕적 문제가 아닌, 사회·경제 현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저출산은 개인의 이득만 추구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자 학계가 반발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미국인들이 왜 출산하지 않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출산율 감소 원인을 짚었다.

NYT는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벤스 상원의원이 해리스 부통령을 '캣 레이디(아이가 없는 여자)'로 비하하며 "자녀도 없이 비참한 삶을 산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했다. 이어 "보수주의자들은 저출산의 원인을 가족가치의 붕괴에서 찾고 있지만, 사회적 요인이 저출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 평론가인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도 최근 뉴스 방송에 나와 자녀가 없는 미국인을 "밤새 술 마시기, 콘서트 관람 등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해 비난받았다.

하버스대 사회학과 메리 브린튼 교수는 이처럼 저출산 문제를 사회·경제 현상에서 찾지 않고 개인에게 돌리는 것에 대해 "출산 포기를 가족에 대한 헌신 부족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브린튼 교수는 "주택 구입, 학자금 대출, 육아 비용 등 경제적 요인을 충족하기 어려워지면서 출산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인구학자 카렌 벤저민 구조 박사는 "미국 젊은층이 높은 이자율과 코로나19 펜데믹 등을 경험하며 비관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출산율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나아져도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6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인구 유지를 위한 최소 합계출산율인 2.1명보다 훨씬 부족한 수치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인 것과 비교하면 미국이 훨씬 낫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마지노선인 2.1명보다 크게 적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카렌 박사는 "요즘 젊은 세대는 아이를 갖기 전 집을 사고 학자금 대출을 갚는 등 경제적 이정표에 먼저 도달한 뒤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양육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즉, 자녀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미래가 아니면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오하이오주립대 사라 헤이포드 인구연구소장은 "이제 미국에서 출산은 '선택'이 됐다"며 "자녀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없다면 부모가 되기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표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톨령은 저출산 해결을 위해 "젊은 부부들에게 '베이비 보너스'를 지급하고 '아메리칸 아카데미'를 설립해 대학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지원책보다는 포괄적인 사회적·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저출산 인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꼽은 저출산 문제의 원인 1위는 '자녀 양육·교육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8-05 11:59:52 수정 2024-08-05 12:06:18

#미국 , #NYT ,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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