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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이후 감기 환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항생제 처방률이 20년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흔히 감기로 간주하는 급성상기도감염과 급성하기도감염 등은 모두 바이러스 감염이라 항생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방역 조치 완화 이후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는 약제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2001년부터 시행 중이다.
급성상기도감염,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은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기 때문에 세균성 질환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는 사용을이 권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평원은 이들 질병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확인해 항생제 오남용 정도를 평가한다.
조사 결과 지난해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41.42%로 전년도 32.36%보다 9.06%포인트 증가했고, 급성하기도감염의 항생제처방률 역시 2022년 54.06%에서 작년 59.76%로 5.70%포인트 높아졌다.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2002년 73.33%에서 꾸준히 감소해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가 작년 상승했고,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2016년 60.80%를 기록한 뒤 지속해서 감소하다 작년에 반등한 것이다. 특히 항생제 처방률은 상급 의료기관으로 갈수록 낮았고, 환자의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감염내과) 교수는 "2023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증이 동시 또는 순차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의 감별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특히 하기도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을 우려해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임상 현장의 어려움이 있지만 항생제는 적절하게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 발생 위험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급성 상·하기도 감염은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인 만큼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