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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바이러스는 사멸 후에도 환자의 면역세포에는 흔적을 남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 신의철 센터장 연구팀은 서울시 보라매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의 혈액이나 체액 전파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간경화나 간암 등 합병증을 초래한다.
우수한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완치율이 100%에 근접해졌지만, 치료 후에도 환자의 면역 체계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었다.
연구팀이 만성 C형 간염환자의 혈액을 채취한 뒤 항바이러스 치료 후 '조절T세포'(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세포)의 상태를 비교한 결과,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말초 혈액 속 조절 T세포가 많아지는데 바이러스를 제거한 뒤에도 많은 수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RNA 염기서열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바이러스가 사라져도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인 종양괴사인자(TNF) 생산 능력이 사라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조절 T세포의 염증성 특성이 완치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공동 제1 저자인 김소영 연구원은 "C형 간염 치료 후에도 조절 T세포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분자 수준에서 바이러스가 남긴 '면역 흉터'를 명확히 그려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의철 센터장은 "다른 만성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유사한 후성유전학적 흔적이 남아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며 "코로나19 감염 후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에 대해서도 조절 T세포 흔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지난달 13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5-07-09 11:08:09
수정 2025-07-09 1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