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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단축근무·주 4일제'...러시아의 저출산 해결책은?

입력 2024-05-26 06:43:01 수정 2024-05-26 06: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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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저출산 대책으로 여성의 금요일 근무 시간을 단축하거나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소속인 보리스 체르니쇼프 러시아 하원 부의장은 여성의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금요일 근무 시간을 2시간 단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물론 국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기관과 단체에 이런 조치를 의무화하고 민간 기업에도 권고할 것을 고려해달라고 안톤 코탸코프 노동사회보장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이는 가사와 육아의 대부분을 여성이 도맡아 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체르니쇼프 부의장은 "여성이 가사와 육아에 하루 약 6시간을 쓴다"며 "이 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면 22조3천억루블(약 340조 3천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여성의 근무시간을 줄여도 평균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금요일 근무 시간을 줄이면 여성이 주말에 휴식을 더 잘 취하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국가 인구 통계 상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제안에 알렉산드르 셰르슈코프 러시아독립노조연맹(FNPR) 부위원장은 "상당히 좋은 인도주의적 제안이지만 현재 러시아가 노동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타스 통신을 통해 밝혔다.

또 "고용주 입장에서는 동일한 임금으로 일을 더 하는 남성 고용을 선호하게 돼 여성에게 잠재적인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충분한 노동력이 보장되고 생산시설 자동화 등이 이뤄진 후 이러한 인본주의적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러시아에서는 여성의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논의된 바 있다. 모스크바시 인권국장 타티야나 포타예바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결합하는데 추가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며 이런 정책을 제안했다.

러시아 구직서비스 슈퍼잡에서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26%는 여성 주4일 근무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주 4일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은 전체 응답자의 30%가 지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여성에게 장기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러시아 국립고등경제대학 노동시장연구소의 나탈리아 에밀리나 선임연구원은 노동시간 단축이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성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정책이 여성과 남성의 급여 차를 40%까지 벌어지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정책으로 여성이 가사를 맡아야 한다는 고전적 성역할이 더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서구에서는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 출산 지원금을 지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대표 등 LDPR의 의원들은 25세 전 출산한 여성에게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20만루블(약 305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다만 이런 방안은 물질적이고 일회적인 지원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러시아연방공산당 소속 니나 오스타니나 하원 가족보호·부성·모성·아동위원장은 출산 연령에 따른 지원이 "모든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출산율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러시아 매체 RBC는 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고 전했다.

RBC는 또 2015년(1.78명)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러시아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말 1.41명으로 더 줄었다고 보도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5-26 06:43:01 수정 2024-05-26 06:43:01

#저출산 , #러시아 ,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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