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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강한 김치유산균이 묵은지에서 발견됐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전국을 돌며 저온(-2~10°C)에서 6개월 이상 발효시킨 묵은지 시료 34개를 수집해 김치 내 미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수집된 대부분의 묵은지에서 특정 김치유산균인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Pediococcus inopinatus)'가 검출됐다.
이어 연구진은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가 발달한 크리스퍼(CRISPR) 시스템을 보유한 사실을 발견했다.
크리스퍼(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시스템은 세균의 유전체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염기서열로 과거 자신에게 침입했던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자신의 유전자 특정 부위에 저장해 향후 유사한 바이러스 침입자가 생기는 경우 그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방어 시스템이다.
특히 이번에 연구진은 묵은지의 우점 균주인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가 크리스퍼 시스템의 유전자 구성 중 하나인 카스(cas) 유전자 이외에 cas 전사인자인 csa3 유전자를 갖고 있어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에 대한 적응형 면역방어를 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특성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CRISPR-Cas 시스템에 의한 적응형 면역방어 시스템의 발달이 김치유산균 천이(유산균 군집이 다른 유산균 군집으로 변화하는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밝혔고 잘 발달된 CRISPR-Cas 시스템을 갖춘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가 장기간 발효되는 묵은지에 우점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은 "이번 연구서 발굴한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의 크리스퍼 시스템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후속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능을 다각도로 검증할 것"이라며 "김치와 김치유산균의 우수한 항바이러스능은 식품뿐만 아니라 의약분야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