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학부모 착오로 벌어진 일인데 교사에게 잘못을 떠넘긴 채 고성과 폭언을 쏟아낸 부모를 향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최근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가 학교 측이 가정통신문을 보낸 것에 격분하며 병가 중인 교사에게 전화해 폭언을 쏟아냈다.
학부모와 교사가 나눈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4학년 OOO, OO의원에서 일반검진을 받았는데 왜 그렇게 (가정통신문을) 보내주세요? 다시?"라고 물었다.
교사가 "네? 무슨 말씀이냐"고 답하자 A씨는 "건강검진 받았는데 왜 다시 받으라고 하시는 거냐"고 했다. 이어 교사가 "제가 지금 학교에 있는 게 아니다"고 하자 "기록이 다 돼 있는데 우리는 (4월에) 서류를 제출했는데 왜 그렇게 자꾸 다시 보내고 다시 보내고, 다시 보내고 왜 그렇게 반복하시는 거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교사는 "아마 지금 저 대신에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새로 오셔서 아직 잘 몰라서 그러신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A씨는 "짜증 난다. 진짜. 제대로 받았는데 왜 그렇게 몇 번씩 말씀하시는 거냐. 그쪽의 잘못인데 왜 그렇게 우리한테 짜증 나게 하시는 거냐"고 언성을 높였다.
A씨는 "어머니, 그걸 저한테 화내실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교사의 말에 "진짜 짜증 난다. 아니, 선생님 탓이다. 인계를 잘 못해서 그렇다. 진짜 짜증 난다. 정말로"라고 격분했다.
이어 "일을 못 하셔서 진짜 짜증 난다. 민간 기업이면 진짜 잘리는 상황이다. 참말로 이런 상황, 절대로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 다시 하면 교장실 갈 거다. 교육청에서도 시끄러워진다. 그거를 각오해라. 진짜로. 몇 번 말하는 거냐. 아침부터"라고 짜증 냈다.
A씨는 학교에 자녀의 건강검진과 구강검진 결과지를 제출해야 했지만, 구강검진 결과지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였다. 학교 측은 이 사실을 학생에게 구두로 알린 뒤 가정통지문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연 저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지, 자기의 스트레스를 푸는 건지. 전혀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말하는 내용을 보면 정상을 벗어난 사람으로 보인다. 저런 분들은 세상의 이치와 관계없이 산다. 이 정도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격분하시는 분이 자녀에게 안 그럴지 대단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9-21 17:50:39
수정 2024-09-21 17:5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