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회사 이름과 로고를 'X'로 바꾸고 이른바 '모든 것의 앱(the everything app)'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향후 카카오톡, 위챗 등과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한국의 카카오톡, 일본의 라인, 중국의 위챗과 같은 아시아 지역 '슈퍼 앱'을 모델 삼아 따라 하려는 미국 기업들의 시도가 많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서비스로 등장해 송금이나 택시 호출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위챗도 소셜미디어 기능에 더해 결제, 음식 주문 등 다양한 기능을 겸비해 중국에서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앱으로 평가받고 있다.
NYT는 머스크의 시도를 '돈키호테적'이라 평가하면서 그가 적어도 지난해부터 모든 것의 앱이 되겠다는 구상에 끌린 것으로 봤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앞두고 "(이번 인수로)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드는 데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는 X가 전 세계 금융시스템의 절반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4일 게시물을 통해서도 "앞으로 몇 달 안에 우리는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사용자의 금융 전반을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면서 "트위터라는 이름은 그런 맥락에서 타당하지 않은 만큼 (로고인) 새와 작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머스크가 X의 지향하는 모습이나 기능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적은 거의 없었다면서도, 지난해 11월 미 재무부 관련 부서에 결제 처리업체가 되기 위한 서류를 제출했고 직원들이 결제 서비스 구축 작업을 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머스크보다 먼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의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왓츠앱을 여러 개인 서비스가 이뤄지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성공하지 못한 바 있다.
또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 소셜미디어 기업 스냅의 에번 스피겔 CEO 등도 비슷한 시도를 했지만 성과가 저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시아와 미국의 문화적 차이를 비롯해 미국의 반독점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신용카드를 활용한 기존 금융산업이 발달했다는 점 등이 작용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이용자들이 개별 서비스 앱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만큼, 자신들의 모든 업무를 하나의 앱에서 처리하는 것을 원치 앟을 것이며 위챗 등의 성공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사한 이유로 위챗 식의 사업모델이 미국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트위터는 24일 상징 로고를 기존의 파랑새 대신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로 모두 교체한 상태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게시물을 통해 플랫폼의 색상도 '다크 모드'로 바꿀 계획이라면서 "(그러한 변화가) 모든 면에서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