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서 신생아를 키우는 여성 수용자에게 충분한 기저귀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구치소에 수용돼 갓난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아기가 쓸 기저귀를 충분히 받지 못했고 생리대를 대신 받거나 자비로 사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지난해 5월 진정을 냈다.
해당 구치소 측은 이 수용자가 기저귀를 요청하면 필요한 만큼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또 '생리대를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A씨가 사전에 기저귀를 신청하지 않았고 출정 당일에 갑자기 수량이 부족하다고 해 남아있던 일자형 기저귀로 대체했다고 답변했다.
인권위는 구치소가 A씨에게 1주일에 기저귀를 최소 35개만 지급한 점을 문제삼았다.
인권위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 포털에서는 기저귀를 신생아의 경우 하루 최소한 10회, 돌 무렵이 되면 7∼8회 갈아줘야 한다고 권고한다"며 "진정 당시 7∼8개월 유아였던 A씨의 자녀에게 주당 최소한 70개의 기저귀를 제공했어야 필요 최소한의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구치소가 육아용품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것은 A씨와 그 자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사례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형집행법 등에 여성 수용자의 유아 양육과 관련한 기본적인 처우 원칙이 명시됐지만 세부기준과 고려사항이 하위 법령에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법무부 장관에게 여성 수용자의 교정 시설 내 육아에 관한 처우를 관련 법령에 구체화하고 기저귀 등 필수 육아용품 지급기준을 현실화하라고 권고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