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개혁 작업을 하면서 연금 개혁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개혁정책에 반영하고자 작년 8월부터 2030 청년들과 함께 각종 간담회와 토론회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현행 국민연금 구조는 지속가능성이 낮아졌는데, 이러다가 보험료만 내고 연금은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연금 개혁이 젊은 세대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면 하며, 청년을 위한 혜택도 늘려주기를 바란다", "혜택은 앞세대가 더 많이 받고 부담은 후세대가 더 많이 지는 구조에 대한 반감이 큰 만큼 본인이 낸 만큼 받아 가도록 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등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젊은 세대와 미래세대는 보험료 인상이나 연금 급여율을 올리는 등 지금 논의되고 있는 개혁안들은 젊은 층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기존 가입자와 수급자는 고통을 분담하지 않아 세대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또 상당히 많은 MZ세대는 지속 가능성이 줄어든 국민연금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이처럼 현세대가 더 많은 혜택을 받고, 미래세대가 많은 부담을 져야 하는 국민연금 구조에 대해 청년층의 반감이 강하다.
이같은 현실에서 청년세대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 차원으로 국민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강화와 재정 안정화, 두 가지를 전부 고려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17일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정부가 가동 중인 재정계산위원회 11차 회의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연구원 정인영 부연구위원은 "청년들은 재정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신도 있지만, 급여 수준이 낮아서 국민연금만으로 노후에 생활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많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런 점을 반영해 크레딧 제도나 급여제도를 개선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제안했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노후에 받을 금액이 늘어난다.
정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18~34세 청년층은 노동시장에서 불안정성이 가장 높은 집단에 속한다.
2021년을 기준으로 청년들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36%인데, 이는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22%)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청년층은 비 청년층보다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 전반적인 경제활동 참여 수준이 저조한 실정이다.
청년층은 노동시장에서 최근 10여년간 지속된 이런 불안정한 지위로 인해 국민연금 가입에서 배제됐고, 결국 노후에 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받게 되더라도 적게 수령해 노후 생활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8~27세 청년층의 국민연금 적용 제외 비율은 약 53%로 다른 연령층보다 2.5~3배 높다.
정 부연구위원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에 들어가는 만 18세가 되면 모든 청년에게 첫 1개월 보험료를 국가가 지원해 강제가입 시키는 등 더 적극적으로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처음 한 달 치 보험료를 내서 청년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하기만 하면 그 이후 생활이 어려워 보험료를 내지 못하더라도 이런 납부예외 기간은 추후 납부(추납) 제도를 활용해 가입 기간을 확대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추납제도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다가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이직, 사업중단, 건강 악화 등으로 소득 활동을 할 수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추후에 납부할 수 있게 한 제도로, 1999년 4월부터 시행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