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기프트 카드 계산한 노인 목격한 기동대원들 / 인천경찰청 제공
편의점에 들렀던 경찰 기동대원이 할아버지의 미심쩍은 행동을 수상히 여겨 책임감을 발휘해 사기 피해를 막았다.
1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제3기동대 소속 정재우(35) 경장은 지난 6일 오후 5시 30분께 인천시 동구 한 편의점에서 수상한 모습을 포착했다.
체력단련을 끝내고 음료수를 사러 갔다가 고령의 노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구글 기프트 카드를 구매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정 경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구글 기프트 카드 관련 구매 사기가 많은 것을 알고 있었는데 노인 분이 50만원 상당의 카드를 사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 경장은 곧바로 노인에게 다가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기프트 카드 구매 경위를 물었다.
이 노인은 소셜미디어(SNS)로 알게 된 여성으로부터 구글 기프트 카드에 적힌 핀 번호를 알려주면 그 이상의 돈을 입금해주겠다는 말에 속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금발의 미군 여성으로 보이는 소개 사진만 믿고 신원이 불분명한 피의자와 연락을 주고 받다가 편의점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정 경장은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로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피해자는 자신이 사기당할 것이란 사실을 믿지 않았다"며 "15분간 설득한 끝에 겨우 말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어인 로맨스 스캠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친밀감을 형성해 상대방의 돈을 갈취하는 사기 수법이다.
정 경장은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 경찰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피해자를 무사히 인계했다.
그는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기본 의무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피싱이나 스캠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