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OCD)가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과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 심리 장애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박장애를 겪는 이들은 병균이 묻었을까 봐 지나치게 손을 자주 씻는다든가 문을 잘 잠갔는지, 가전제품 스위치를 제대로 껐는지 거듭거듭 확인하고 특정 물건을 일정한 순서대로 가지런히 정리해야만 안심이 되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을 보인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의대 행동·임상 신경과학 연구소의 틀버 로빈스 박사 연구팀이 강박장애로 진단된 31명과 강박장애가 없는 건강한 사람 30명을 대상으로 최첨단 영상기술인 7-텔사 양자 자기공명 분광법으로 찍은 뇌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4일 보도했다.
강박장애 환자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뇌 부위에서 두 종류의 신경전달 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감마 아미노부티르산(GABA)의 균형이 깨져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GABA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고 글루타메이트는 신경세포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자기공명 분광 영상을 통해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뇌의 두 부위인 전대상회 피질(ACC)과 보조운동 영역(SMA)에서 분비되는 두 신경전달물질 GABA와 글루타메이트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강박장애 그룹은 두 뇌부위 모두에서 두 신경전달 물질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두 뇌부위 모두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수치가 현저히 높았다.
이 새로운 발견은 앞으로 강박장애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현재 강박장애 치료는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감정 조절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인지행동 치료, 경두개 자기 자극(슨), 심한 경우에는 뇌 수술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표준 치료의 경우 환자의 50% 정도만이 증상 호전을 보인다.
100명 중 2명꼴(미국의 경우)로 발생하는 강박장애는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게 발생한다.
강박장애의 근본적인 문제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박장애가 뇌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강박장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그 연구 결과가 강박장애 치료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