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양보호구역인 인천 무인도에 허가 없이 세워진 촬영 세트장이 뒤늦게 철거된 가운데, 무인도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달께 옹진군 자월면 사승봉도에 넷플릭스 유명 예능프로그램 세트장을 무허가로 설치한 제작사가 지난 12일 시설을 모든 시설을 철거했다고 통보했다.
무인도이자 사유지인 이 섬은 2003년 12월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인 '대이작도 주변해역 생태계 보전지역'에 해당한다.
해양보호구역에서는 건축물이나 인공구조물을 신·증축할 수 없지만, 세트장을 설치한 제작사는 사전에 섬 소유주 협의만을 구해 가건물 10여개 동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승봉도 인근 대이작도 주민이 섬에 세워진 가건물을 보고 지역 환경단체에 알리기 전까지는 무인도와 공유수면을 관리하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나 옹진군 모두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현행법에 따라 해양 당국이 매년 무인도 현장조사를 진행하지만 폐쇄회로(CC)TV 설치나 인력 상주가 어려운 섬 특성상 비슷한 상황이 또 일어날 우려도 있다.
이날 기준 해양 당국이 관리하는 인천의 무인도는 총 99곳이다.
이 가운데 보전가치가 비교적 높아 관련 법상 절대보전이나 준보전 무인도서로 분류되는 섬이 41곳(41.4%)에 달하는데, 이들 섬에서는 법에 따라 일정한 행위나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인천해수청은 2009년부터 매년 무인도 내 불법 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으나 섬이 많아 1곳단 4~5년에 1회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4년간 인천해수청이 현장 점검한 무인도 수도 2020년 21곳, 21년 22곳, 22년 24곳, 2023년 24곳 등 매년 20여곳으로, 이는 전체 섬의 4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장 점검이 오랜기간 이뤄지지 않은 섬에 어떤 상황이 일어나도 사전 통보나 제보 없이는 제때 파악하기 어렵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2021년 9월에는 무인도인 사승봉도에 외국인들이 모여 '노 마스크 파티'를 열었다가 물의를 빚은 사례가 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캠핑이 유행하면서 텐트를 치지 않고 야외에서 숙박하는 비박족도 늘고 있는데 특히 무인도에 이런 사례가 많다고 한다"며 "결국 관리 부처가 현장 점검이나 순찰을 강화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올해 현재까지 섬 15곳을 확인한 결과 해양 쓰레기 투기 외에는 별다른 불법 행위는 적발되지 않았다"며 "무인도는 보존 상태에 따라 인근 해양 환경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올해 더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