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에 주성분으로 들어있는 타우린(taurine)이 인간의 노화를 늦춰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이날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에너지음료 제품의 주성분인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다양한 음식에 들어있으며 사람의 몸에서도 생성된다.
연구팀은 먼저 60대 노령 인구의 타우린 수치가 5세 유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사실을 토대로 타우린의 감소가 노화를 재촉하고 반대로 타우린이 증가하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연구진은 이 발견을 바탕으로 중년 쥐 수백마리에게 매일 일정량의 타우린을 섭취하도록 한 뒤 각각의 수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타우린을 섭취한 암컷 쥐는 대조군 대비 12%, 수컷 쥐는 10%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방량은 대조군의 절반 수준인 데 반해 골 질량은 60% 더 높았다.
타우린 섭취군은 근력과 지구력, 협동력 시험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보였으며 당뇨병과 직결되는 인슐린 감수성도 개선됐다.
이밖에 미로에서 호기심을 보이거나 어두운 곳에 숨으려는 경향이 줄어드는 등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벌레를 대상으로 진행한 같은 유형의 실험에서도 '타우린 치료'를 받은 벌레의 수명이 10~23% 늘어났다.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원숭이의 경우 6개월간 타우린을 복용하자 체중이 줄어들고 골밀도가 높아졌으며 면역력도 올라갔다.
이번 연구를 이끈 비자이 야다브 박사는 "타우린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데, 이를 되돌림으로써 동물들은 더 오래 살게 됐고 더 건강해졌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사람 또한 쥐나 원숭이처럼 세포 기능과 근육, 심혈관계 등에 있어 타우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이 60대 이상 유럽인 1만2천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낮은 타우린 수치는 제2형 당뇨병, 비만, 고혈압 등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직후에는 타우린 수치가 상승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연구팀을 비롯한 학계는 아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노화 방지를 목적으로 타우린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다브는 현재 연구팀과 함께 타우린의 효능을 시험하기 위한 다국적 무작위 실험을 계획중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6-09 17:13:58
수정 2024-06-09 17: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