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에서 성희롱 피해를 호소한 세종지역의 교사가 교직을 관두겠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해당 글은 세종시교육청 감사실의 문제점을 직접 언급한 내용인 만큼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A 교사는 스승의 날 다음날인 16일 오후 "교직을 떠나려합니다. 교권침해와 2차 가해, 길게 이어진 싸움 때문만이 아닙니다" 라고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시 살아보려던, 학교로의 복귀를 준비하던 피해자에게 '감사'라는 이름으로 가해를 하고, 협박을 하고, 언론에 거짓 해명을 해 명예까지 훼손시킨 소속 교육청 감사실로부터 입은 트라우마와 상처, 좌절 때문입니다"라고 그 이유를 직접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행된 교원평가에서 고3 학생으로부터 자신의 주요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성희롱 답변서를 받았다.
당시 한 학생은 교사에 대해 자유롭게 평가를 남기는 '자유 서술식 문항'에 'XX 크더라', '그냥 기쁨조나 해라'라고 적어 제출했다. 이후 이 학생은 퇴학 처분됐다.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했던 사건은 세종시교육청의 A 교사에 대한 감사로 다시 문제가 됐다.
전교조 등에 따르면 교육청 감사실은 지난 4월 A 교사를 불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인지', '공론화 의도가 무엇인지', '어떤 언론사와 접촉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또 "이는 공무원 품위 유지 위반이고,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한다"는 말도 했다.
당시 교육청은 "국민신문고에 학생 개인 정보 유출 여부와 관련해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 요청이 있어 교사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A 선생님은 전교조 조합원이 아니어서 (사직서를 냈는지)아직 사실 확인을 못하고 있다"며 "확인 뒤 대응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A 교사는 이어 올린 글에서 "제가 직장을, 사랑하는 학생들을 마주하는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웃고 배우며 추억을 나눌 세월과 기쁨을 잃는 것이 바로 가해자들이 원하는 것'이라며 힘을 내서 버텨보자고 응원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면서 "(그렇지만) 이런 현실을 알고서 어떻게 계속 생업으로서 교직을 유지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5-17 14:48:28
수정 2024-05-17 14:4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