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성과 여성이 모두 평등의 가치를 강조하는 나라인 프랑스에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남성은 프랑스 출신의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며, 11위는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순위 1~10위까지 남성이고, 터라 메이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이름을 올렸다.
LVMH는 세계 최대 고가 패션 브랜드인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올 등을 보유한 패션 그룹이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지난달 10일 기준 2천110억 달러(약 278조원)를 기록했다.
3년 연속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여성으로 등재된 메이예는 키엘, 랑콤, 메이블린 뉴욕, 에시 등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 로레알의 상속녀다. 그는 805억 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두 사람의 재산을 합치면 총 3천억 달러에 근접한 2천915억달러(약384조)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분출하면서 부유층이 명품 등 고가 제품을 계속 구입하는 이른바 '보복소비'가 늘어난 것이 이들의 재산 축적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LVMH의 작년 매출은 800억 달러(약 105조원)이고, 로레알은 380억 달러(약 50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증권사 번스타인의 명품 시장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 봉쇄를 겪으면서 명품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중산층은 고통을 겪으면서 (가계 경제가) 흔들렸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지 않았고 모든 분야에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인이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프랑스에서는 소득 불평등 문제가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초갑부'들이 세금을 적게 내 재산을 많이 불릴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논쟁이 쟁점화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6일 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될 예정인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서 소득 양극화 심화도 주요 의제 중 하나로 꼽힌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상위 10%의 부자가 프랑스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
르몽드 경제 칼럼니스트 필리프 에스칸데는 "아르노 회장은 초갑부의 전형"이라며 "프랑스는 대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평등이 중요한 국가다. 돈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지적에 아르노 회장은 LVMH는 작년에 전 세계에서 4만 명을 고용했고, 프랑스에 새 매장을 열어 50억 유로(약 7조2천만원)를 투자하는 등 국내외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고 반박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04-06 16:58:09
수정 2023-04-06 16:5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