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완화 영향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량이 활성화된 수준을 의미하는 거래회전율이 2배 이상 높아진 지역도 나왔다.
다만 이것이 일시적인 회복일 수 있어, 현시점에서 시장 동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기준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거래 회전율이 0.28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0.26)에 확인된 수치보다 0.02%p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보인 반등세다.
집합건물 거래회전율 산출을 위해서는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의 소유권이 이전되고 등기를 마친 부동산 수를 월말 기준 유효한 부동산 수로 나눠야 한다. 따라서 거래회전율 0.28은 부동산 2000채 가운데 2.8채 정도가 거래됐음을 의미한다.
이 중 지방의 회복세가 뚜렷했는데, 광주와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거래회전율이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바닥을 치는 듯 보였으나 2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평균(0.28)값을 넘어서는 지방 지역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지역은 전북으로, 2월 0.57을 기록해 전월(0.24)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를 보였다.
이 밖에도 △세종(0.28→0.38) △대전(0.46→0.49) △충북(0.24→0.27) △강원(0.28→0.33) △전남 (0.29→0.38) △경북 (0.23→0.3) △울산 (0.17→0.2) 등이 전월 대비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시장의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대구도 0.24에서 0.29로 늘었다.
규제완화 대책이 발표된 1월이 아닌 2월부터 회복세가 시작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기까지 시간차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책도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발표된다고 바로 현장에서 작동하지는 않는다"며 "시간차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나와있는 지표만을 가지고 지방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탈 것이란 전망을 내리긴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규제완화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규제완화 이후 급매물들이 일부 소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고금리 등 대외적인 변수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도 "지방은 이제 조금 급매물이 소화된 상태"라며 "회복이라고 하면 거래량이 쭉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또 수도권이 살아나는 모습이 있어야 지방도 회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04-04 15:47:05
수정 2023-04-04 15:5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