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에서 그려지는 MZ세대의 모습은 조직에 융화되지 못하고 무책임한 개인주의적 성향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으며 MZ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고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서강대 호규현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과 심승범 석사, 조재희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지난달 한국언론학보에 실린 논문 '정말 MZ세대 직원은 까다로운 개인주의자일까? 미디어에서 묘사된 MZ세대 조직원 특징에 대한 당사자의 주관적 인식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27일 이 논문에 따르면 조직 소속이거나 소속됐던 적이 있는 M세대(1980~1994년 출생) 11명, Z세대(1995~2010 출생) 11명 등 총 22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조직·직업에 대해 가진 가치와 조직문화에 순응하는 정도는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심층 인터뷰를 통해 MZ세대 개념 동의 여부, 직업에 대한 가치, 조직에 대한 인식을 기준으로 MZ세대가 크게 6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봤다.
유형-Ⅰ에 속하는 응답자는 "MZ세대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전보다 좀 더 나타나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전부 개인주의 성향이라는 평가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미디어에 비친 MZ세대 개념에 부정적 인식이 가장 강했다.
또 MZ세대가 직업이 삶의 중요한 가치라 생각하거나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여기지 않아 직업의 의미를 저평가했고, 조직을 개인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인식했다.
조직충성도는 낮은 반면 조직에 충성하는 것은 이익이 된다고 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조직에 대한 충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형-Ⅱ는 MZ세대 개념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부풀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직업은 삶의 중요한 가치라고 여겨 "MZ세대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있지만 단지 이전 세대의 충성심과 비교될 뿐"이라고 답하는 등 조직에 충성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형-Ⅲ은 MZ세대에 대한 개념 자체에 관심이 적고 직업이나 조직에 대한 개념이 더 중요했다. 이들은 업무시간 외에도 업무를 생각하는 등 직업에 대한 의미가 높지만 회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것에 가장 동의하지 않는 등 조직에 대한 기대는 낮았다.
유형-Ⅳ는 유형Ⅰ과 비슷했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또 조직에 충성하는 것이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유형-Ⅴ는 MZ세대 개념에 관심이 적고, 직업은 조직을 위한 도구로 여기며 조직 자체에 큰 가치를 가지고 순종하는 등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시했다. 이 유형의 응답자 일부는 "조직은 내가 속한 공동체이고, 나는 그 구성원"이라거나 "업무시간 내에는 외부적인 방해 요소를 받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유형-Ⅵ은 MZ세대 개념에 관심이 적고, 직업에 대한 가치가 낮았으며 조직 충성도 역시 현저히 낮았다. 미디어에서 흔히 표현되는 '수평적이고 당돌한' MZ세대와 가장 유사한 유형이었다.
유형과 관계없이 응답자 대부분이 미디어가 MZ세대를 조직에서 거침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조직보다 개인을 철저히 우선하고, 책임감이 없거나 소속감이 낮은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한다며 "개인마다 다른 성향을 일반화한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미디어에서 묘사된 MZ세대 개념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MZ세대 개념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체로 직업에 대한 가치는 낮게 평가하면서도 조직에 대한 인식이나 충성도는 다양하게 나타난 셈이다.
저자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MZ세대 조직원이 세대 개념에 부정적이거나 덜 중요하게 여기는 상황에서 세대에 따른 특징만 바라보면 조직원 관리에 효과가 작을 것"이라며 "세대에 따른 특징에 집중하기보다는 조직의 상황과 개개인의 성향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에서 MZ세대를 조직몰입도가 낮은 이들로 그려왔지만 MZ세대 조직원의 조직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상이했다"며 "조직 내 'MZ세대' 개념에 대한 무분별한 남용은 비판적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03-27 10:10:01
수정 2023-03-27 1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