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에 후기를 작성하면 돈을 준다고 꼬드겨 고액 상품을 결제하게 한 다음 돈을 주지 않는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
사기를 당한 A씨는 지난해 11월 23일 '상품 후기만 작성해도 건당 3만~5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처음엔 반신반의 했지만, 육아휴직 중 생활비라도 보태야겠단 생각으로 알바에 참여했다.
알바 방식은 간단했다.
발신자가 보내 준 주소의 인터넷 쇼핑몰을 누르면 물건을 구매하는 창으로 넘어갔다. 물건값을 입금하면 '배송이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이후 구매 후기를 작성하면 원금과 소액의 알바비가 입금됐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 방식과 유사하지만 뚜렷한 차이는 상품을 실제 발송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이유로 물건값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한 개에 십여만원 하던 상품은 몇 차례 거래를 하면서 수십만원까지 뛰었다.
여러 거래를 마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입금 시간을 어긴 적이 없었기 때문에 A씨는 고가의 상품에도 후기를 작성했다.
거래가 많고 상품 가격이 높을수록 높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쉬운 알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A씨가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을 결제하고 후기를 작성하자, 발신자는 '은행 업무에 문제가 있다'라거나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등 핑계를 대며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급기야 알바를 시작한 지 약 한 달이 지나자 발신자는 아예 연락을 끊었다.
A씨가 마지막으로 결제한 상품값은 모두 900만원이 넘었다.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자신과 같은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전국에 수십 명, 피해 금액은 수억원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A씨와 같은 가정주부나 대학생도 있었지만, 수사기관에서 일하는 피해자도 나올 정도로 사기 수법은 꽤 치밀했다.
경찰은 사건 담당자를 배정하고 수사에 나섰으나 이날 현재까지도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밖에서 고생하는 남편을 생각해서 생활비를 벌려고 시작한 알바인데 내가 피해자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수법이 널리 알려져서 범인을 빨리 검거하고 이런 피해를 보는 사람이 더 없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