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신혼부부가 하와이 망망대해에 자신들을 버리고 간 현지 여행사를 상대로 500만 달러(약 64억 8천5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출신인 엘리자베스 웹스터와 알렉산더 버클 부부는 2021년 9월 하와이 신혼여행에서 라나이 해안 스노클링 투어에 나섰다가 투어를 운영하는 '세일 마우이'사 승무원들의 실수로 인해 바다 한가운데 버려졌다.
NBC방송 측이 확인한 법원 서류에 따르면 이들은 다른 여행객 42명과 함께 사건 당일 오전 10시 라하이나 항을 출발해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긴 후 오후 3시께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이들을 태우고 바다로 떠난 배의 선장은 첫 정박지에 닻을 내리고 한 시간가량 머물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겠다고 말했다. 몇시까지 배로 돌아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부는 주장했다.
두 사람은 또 선장이 배로 어떻게 돌아와야 하는지, 비상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알려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를 대변하는 자레드 A. 워시코비츠 변호사는 여행사 측이 "얼마나 멀리까지 스노클링을 해도 되는지 정해주지 않았고", 전담 구조대원을 지정하거나 2인 1조로 움직이라는 행동 규칙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0시 50분께부터 한 시간 동안 스노클링을 즐기던 이들 부부는 갑자기 파도가 거세지는 것을 감지하고 배로 돌아가기 위해 15분 간 수영했지만 배에 도착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소장에서 "파도가 거셌고 배로 돌아가기 위해 15분을 더 있는 힘껏 헤엄쳤지만 보트는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보다 더 멀어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때는 낮 12시 20분 경이었다.
당시 보트에 타 있던 승무원들은 인원수를 세 번이나 확인했지만 승객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제지하지 않아 정확한 인원 파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투어에 참여했던 루이지애나 주민 제시카 허버트는 '하와이 뉴스나우'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어수선했고 다들 움직이는 통에 승무원들은 제대로 인원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시코비츠 변호사는 인사이더에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그들이 처음 인원수를 셀 때 둘이 부족했고, 두 번째로 인원을 확인했을 때도 둘이 모자랐다"며, 승무원들이 세 번째로 인원을 확인하면서 전부 다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는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웹스터와 버클리 부부는 배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계속 헤엄치려 했지만, 물살은 점점 거세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국 배가 자신들을 버려두고 떠났으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깨닫고는 극도의 공포를 느꼈고, 죽지 않기 위해 약 1.6㎞를 헤엄쳐 라나이섬 해변으로 올라오는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들 부부는 오후 1시경 탈진한 상태로 겨우 해변에 도착했으며 섬 주민의 도움을 받아 돌아올 수 있었다.
이들은 "안전교육 때 라나이섬 근처에 얕은 암초가 있으니 그쪽으로 헤엄치지 말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해변으로 가려는 자신들의 결정을 놓고도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자신들이 입은 모든 손실과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