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통신비를 연체하지 않고 성실히 내면 금융 거래 때 신용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SGI서울보증보험이 통신정보를 이용한 개인신용평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합작회사는 금융위원회의 전문 개인신용평가업(비금융 전문 CB) 허가를 받은 뒤 통신정보와 연계한 비금융 개인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원래 은행 등 금융기관은 주로 개인의 금융 거래 이력을 토대로 신용점수를 산정하고 이를 활용해 대출 금리·한도 등을 결정한다.
신용카드 대금 납부, 대출 상환 등의 금융 서비스 이용 실적이 적은 사회초년생, 주부, 노년층 등은 불리한 평가를 받는 구조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이들(Thin Filer)이 더 나은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통신·쇼핑·소셜미디어(SNS)·모빌리티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는 전문 개인신용평가업을 도입했다.
2020년 시행된 개정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아닌 회사도 전문 개인신용평가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금융기관 등이 50% 이상 출자한 법인 등만 개인신용평가업을 할 수 있었는데 진입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통 3사와 KCB·SGI서울보증보험의 합작회사가 금융위 허가를 받으면 모바일 앱 이용 패턴 등을 활용한 신용평가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크레파스솔루션에 이어 두 번째 비금융 전문 CB사가 된다.
공정위는 5개 회사의 합작회사 설립이 개인신용평가 시장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개인신용평가업은 나이스(NICE)평가정보와 KCB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70%, 27%에 이르는 과점 체제를 장기간 유지해왔다.
합작회사 지분은 SKT·KT·LGU+가 각각 26%, KCB와 SGI서울보증보험이 각 11% 보유한다.
경쟁 관계인 이동통신 3사가 대등한 지분을 갖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비금융 개인신용평가업 시장은 아직 태동기이므로 금융정보를 보완할 다양한 비금융 정보 간 경쟁이 가능하다"며 "금융정보 위주의 독과점적 개인신용평가 시장에 새로운 경쟁이 촉진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향후 통신 3사가 경쟁 신용평가사에는 통신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경쟁을 봉쇄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공정위는 기업용 소프트웨어(ERP)를 제공하는 업체인 더존비즈온[012510](지분 46%)과 신한은행(45%), 서울보증보험(9%) 등 3개사가 기업신용조회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승인했다.
합작회사는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인사·회계·영업·세무 등 비재무 정보를 기업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이를 토대로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매출채권 팩토링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출채권 팩토링은 판매자가 물건 판매 후 받은 외상매출채권을 외상 대금 지급 기일 전에 할인 매각해 즉시 현금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