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김모씨(27)는 얼마 전 배달앱을 통해 열무 냉면을 주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냉면사리만큼 많이 올라가 있던 열무가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열무가 많이 들어 있어 매번 시켜먹는 집이었는데 놀랐다. 예전엔 열무가 남아서 보관했다 또 먹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냉면 사리를 다 먹기도 전에 없어진다"며 "그래도 요즘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집에서 냉면을 또 다시 시켜먹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2)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크기가 크고 맛있어 즐겨 먹던 전집에 배달 주문을 했는데 이전보다 해물전 크기가 거의 3분의 1은 줄어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양을 생각해 전 2개를 시켰지만 가족이 먹기엔 부족한 양이었다.
그는 "가게들마다 사정이 힘드니, 가격을 올릴 수 없어 양을 줄인 것 같다"며 "이해가 되니까 더 안타깝다. 큼직했던 때가 그립다"고 말했다.
음식 전문점의 '양 줄이기'는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소상공인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포함시켜 지원해줄 것을 촉구했다.
소상공인 대표로 참석한 음식점 사장 유덕현 대표는 "평소 30만~35만 원 나오던 가스요금이 지난달 두 배가 넘는 75만 원이 나왔다"고 호소했다.
또 소상공인연합회 오세희 회장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와 요금 할인 등의 지원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난방비, 가스비, 식재료 값이 비슷한 시기에 상승하자 음식값을 줄이기 보단 양을 줄이는 식당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28일 소상공인 지원에 90억원을 투입해 편의점과 개인 슈퍼마켓의 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식품 매장의 개방형 쇼케이스 3만대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또 전통시장과 상가의 전등·가로등은 스마트 LED로 바꿀 계획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02-28 15:48:57
수정 2024-02-28 15:4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