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한 번 개설되면 나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OOO 님이 나갔습니다'라는 한 줄의 안내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채팅 앱 등 단체 채팅방에서 조용히 나가 수 있는 기능을 보장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집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3인 이상의 이용자 간 실시간 대화를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대화방을 나갈 수 있게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조항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대다수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하고 있다.
대학교 새내기, 전 직장 등 더이상 속하고 있지 않거나 속하기 싫은 집단의 단톡방에 있는 데에도 단톡방을 나가는 순간 '손절'의 의미로 비춰질 수 있어 눈치 보이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김정호 의원실에서 국회도서관을 통해 조사한 '조용히 나가기 해외사례'에 따르면 중국의 위챗과 미국에 본사를 둔 왓츠앱 등 글로벌 메신저앱에서는 모든 그룹채팅방에서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도입돼 있다.
카카오톡은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저장 공간(클라우드) 서비스인 톡서랍에서 이용할 수 있는 '팀 채팅방'에서는 이용자들이 흔적 없이 나갈 수 있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조용히 나가기' 기능 적용 범위 확대를 준비 중"이라며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은 기능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법제화 필요성에는 의구심을 표한다. 직장인 박모씨(29)도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필요하다"면서도 "서비스 사업자가 판단해 결정할 사안인데 보여주기식 입법 같다"고 비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