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중 사고로 아내가 지적 장애를 얻자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방송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을 보낸 강씨의 30대 딸은 대기업에 다니는 착한 딸이었다고.
딸은 대학 시절 만난 남성과 10여 년 전 결혼을 했고 이들은 곧 아이를 가졌다. 하지만 출산 도중 심정지로 인해 뇌 손상이 오면서 지적 장애를 얻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이후 손녀를 보살피겠다며 데려간 사돈 측은 대소변도 잘 못 가리고 아기를 봐도 잘 분간을 못 하는 며느리를 보고 "손녀한테 상처만 된다. 더 이상 찾아오지 마라"라며 냉정하게 대했다.
강씨의 딸은 지능은 5세가 됐지만 자신이 출산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고 늘 아기가 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러던 어느날 의료소송 1심 결과가 패소로 나왔고, 사돈부부와 딸의 시누이가 강씨를 찾아와 "왜 당신은 법정에 안 갔냐. 왜 내 동생만 힘들게 법정을 왔다 갔다 해야 하냐"며 대뜸 고함을 질렀다.
또 사돈 부부는 "우리 애라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이혼을 요구했다.
사위 역시 강씨를 찾아와 "아내의 후견인이 돼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강씨가 후견인이 되자마자 사위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강씨는 딸의 이혼 절차를 밟아줄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사위는 "장애수당 같은 거 받으려면 이혼이 낫지 않냐"며 "제발 이혼해달라"고 무릎까지 꿇었다.
강씨의 딸은 사고를 당한 후에도 매일 같이 남편에게 "오빠 잘 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강씨가 "이혼할래"라고 물으면 10번 물어도 10번 다 "이혼 안 하겠다"고 얘기했다.
현재 강씨의 사위는 아내의 보험료, 병원비, 휴대전화비 등을 내고 있지 않아 강씨 부부가 대납하고 있는 상태다. 강씨 부부는 딸을 돌보기에 생활비가 부족한 형편이다.
이 사연을 들은 박지훈 변호사는 "재산 문제는 후견인이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혼과 관련해서는 누가 대리로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본인(강씨의 딸)이 이혼을 한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싫다고 하는 이상 엄마가 이혼시키는 것이 법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02-09 13:31:29
수정 2023-02-09 17:2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