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설문조사가 2일 나왔다. 괴롭힘을 경험한 5명 중 1명은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병원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달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보낸 이메일에서 '병원장과 수간호사의 태움으로 동료 8명이 사직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사직서를 쓰는 게 너무 억울해 고용노동청에 신고해봤지만 병원장은 배치전환·유급휴가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가해자는 경징계를 받고 끝났다"며 "한 간호사는 견디지 못하고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전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7∼14일 전국 직장인 1천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28.0%가 지난 한 해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경험자 44.6%는 괴롭힘 정도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응 방법(중복 응답)은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는 비중이 73.2%로 가장 컸다. 이어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 23.2%, '회사를 그만뒀다' 22.1% 순이었다.
괴롭힘 경험자의 37.5%는 '진료나 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답했고, '진료나 상담을 받았다'는 3.6%로 나타났다. 진료나 상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은 58.9%였다.
괴롭힘으로 인해 자해 등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경험자는 7.1%로 조사됐다.
괴롭힘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37.1%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표·임원·경영진 등 사용자 26.1%, 비슷한 직급의 동료 18.9% 순이었다.
2019년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69.5%였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다.
직장갑질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법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5인 미만 사업장·원청 갑질·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