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지역 신용협동조합이 고정 대출금리를 올리겠다는 안내문을 고객들에게 보냈다가 철회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 이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전 금융권에 금리의 급격한 변동을 사유로 하는 고정금리 인상은 불가하다는 내용을 지도했다.
29일 신협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청주 상당신용협동조합은 최근 '대출금리 변경 안내문'을 통해 고정 대출금리 고객들에게 연 2.5%인 금리를 4.5%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청주 상당신용협동조합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 0.75%부터 인상을 시작해 현재 3.25%까지 인상됐다"며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0%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8.0%대에 육박하는 등 금융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부득이하게 고정금리로 사용하는 대출금에 대해 금리를 연 2.5%에서 연 4.5%로 변경하게 됐다"고 안내했다.
이 같은 변경은 내년 1월 이자분부터 적용된다고 고지했다.
이번 '고정금리 인상' 통보를 받은 고객(대출 건수)은 136명으로, 대출금액은 342억원 규모였다.
일정 기간 고정금리가 유지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에게 강제 인상을 통보한 셈이다.
청주 상당신용협동조합은 여신거래기본약관상 '국가 경제·금융 사정의 급격한 변동으로 현저한 사정 변경이 생긴 때에는 이자율을 인상·인하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신협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조합의 결정 소식을 뒤늦게 알고 청주 상당신용협동조합에 철회를 지도했다.
신협중앙회는 "오늘 중으로 사과문을 게시해 시정할 예정이고,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전체 조합에 공문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상호금융권을 비롯한 전 금융권에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신거래기본약관의 '국가 경제·금융 사정의 급격한 변동으로 현저한 사정 변경'은 천재지변 등과 같은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 최근 같은 금리 변동 상황을 포함하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기에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전 금융권에 다시 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