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한 호텔 예식장에서 큰 파열음과 함께 바닥에 금이 가는 사고가 일어나 하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호텔 측은 수십 명이 대피하는 중에도 즉시 안내 방송을 하지 않고 안전요원도 배치되어 있지 않아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혼주 측에 따르면 전날 오후 점심께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한 호텔 예식장 3층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급기야 금이 간 타일이 큰 소리를 내며 부서지면서 바닥이 패기도 했다.
예식장 앞에 모여 있던 하객들은 "지진이다", "빨리 밖으로 피하라"며 앞다퉈 계단으로 향했다.
비좁은 계단을 수십 명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통에 예식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대기실에 있던 신부와 신랑, 가족들도 하객들의 비명을 듣고 황급히 예식장을 빠져나왔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영하의 날씨에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하고 무작정 밖으로 내달렸다고 했다.
호텔 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는 파손된 바닥에 카펫을 깔고, 벽면에 안내문을 붙였다.
한 차례 큰 소동이 지나가고 혼주는 호텔 측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따져 물었다.
호텔 측은 "다른 층에 있는 예식장에서도 식이 진행 중이어서 안내방송은 하지 않았다"며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신부는 이날 취재진과 통화에서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그야말로 악몽이 됐다"며 "결혼을 축하해주려고 먼 길을 달려온 하객들이 식도 못 보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돌아가서 너무 속상하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결혼식도 망쳤는데 호텔에서 '왜 이런 일로 예민하게 하냐'는 식으로 비아냥대기까지 해서 너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호텔 측은 영하의 날씨에 수축했던 바닥재가 난방기 가동에 실내 온도가 높아져 팽창하면서 파손됐다며,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호텔 임원은 "사고 이후 바로 보수에 들어가 밤새 바닥을 고쳤다"며 "날씨가 춥다 보니까 타일 바닥재를 쓰는 다른 건물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예식장마다 안내하는 직원들이 있었을 텐데 대피까지는 신경을 못 쓴 것 같다"며 "혼주 측에 사과했는데 왜 언론에까지 알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12-26 10:14:01
수정 2022-12-26 10: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