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19일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아프리카에 과도한 대출을 하고 회수가 어려워 안절부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군사·안보·외교적 목적으로 대거 투자했다는 주장이 많이 나왔지만, 그보단 정책적인 판단 미스로 필요 이상의 과한 대출을 한 뒤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채텀하우스 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의 부채는 2000년에서 2020년까지 5배 가까이 증가해 6천96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2%인 835억달러(약 108조원)가 중국이 대출한 금액이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채권국으로, 앙골라에 426억달러, 에티오피아에 137억달러, 잠비아에 98억달러, 케냐에 92억달러를 대출한 상태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의 대출 행태를 분석해보면 아프리카의 자산을 볼수하려는 정교한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초기 단계에서 과도한 대출로 스스로 부채의 함정을 판 것 같다고 밝혔다.
부채 상환 의지가 부족할뿐더러 이미 다른 나라들에 많은 부채를 짊어진 국가들에 돈을 빌려주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장기화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으로 경제적인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아프리카 대출금 회수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54개국 중 22개국이 부채 상환 위기에 처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이 아프리카에 대한 초기 단계의 '과도한 대출'에서 '계산된 사업' 또는 '지정학적 의사 결정'으로 선회했으나, 대출금 회수 여건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2012년 말부터 집권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차원과 아프리카에 중국의 군사·안보적 교두보 마련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것이다.
일대일로 사업은 2013년부터 중국이 추진해온 대외 경제 전략이다. 이는 저개발국의 풍부한 자원을 중국 자본으로 개발해 서로 경제 발전을 꾀하면서, 아프리카 등 관련국들과 광산·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들은 주도면밀하지 못했고, 중국이 해당국에 수익 전망이 거의 없는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았다. 결국 중국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은 이를 두고 중국의 '채무 함정 외교'라 지적했지만, 그보다는 중국이 아프리카 투자의 경제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례인 것 같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그동안 양자 접촉을 통해 아프리카 대출금을 회수하려고 노력하다가, 대출금을 아예 떼일 상황이 되자 최근 국제사회와 협력해 부채 회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다.
아울러 중국이 14억 달러의 투자와 인프라 대출을 해준 지부티에서 해군기지를 확보한 데 대해 서방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 해군 기지와도 가까운 이곳은 전 세계 선박의 30%가 홍해와 수에즈 운하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중국으로선 군사·안보·경제적 교두보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이나, 미국 등 다른 국가엔 위협 요인이기 때문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12-19 11:22:37
수정 2022-12-19 11: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