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혼성 종목인 피겨스케이팅 페어, 아이스댄스에서 동성 커플이 연기하는 무대를 볼 수 있게 된다.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연맹(스케이트 캐나다)은 1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연맹 규정 중 '팀'의 정의를 '남녀 선수'가 아닌 '두 명의 선수'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연맹이 주관하는 캐나다 자국 대회 페어, 아이스댄스는 성별에 상관 없이 2명의 선수가 한 팀으로 나와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연맹은 "우리는 성 정체성과 관련한 모든 차별을 반대한다"며, "'팀'을 남자 선수 1명, 여자 선수 1명으로 정의하는 건 연맹의 비전과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연맹은 지난 7월 집행위원회에서 연맹 산하 EDIA(평등과 다양성, 포용과 소통) 위원회의 관련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바뀐 규정은 9월에 열린 이사회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앞으로 채점표에 쓰이는 단어도 바뀌게 된다"며 "남성·여성의 표기는 스케이트 선수 A, B 혹은 들어 올리는 선수(lifting partner)-들리는 선수(lifted partner) 등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런 부처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연맹 회장은 "팀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수정함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에게 피겨스케이팅을 즐길 기회를 주게 됐다"며 "이러한 변화는 성별의 장벽을 허물고 성 정체성에 관한 편견을 지우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인 '캐나다의 피겨 영웅' 스콧 모이어 코치는 이에 대해 "피겨스케이팅은 예술과 운동이 합쳐진 스포츠"라며 "연맹의 결정은 선수들의 창의성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해당 규정은 캐나다 자국 대회에만 적용된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관하는 국제대회는 여전히 혼성팀만 페어, 아이스댄스 종목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빙상인은 캐나다 피겨 연맹의 변화를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다.
캐나다를 시작으로 적지 않은 나라가 '팀'과 '커플'의 정의를 수정하고 동성 팀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미 국제 빙상계는 성평등 기조에 맞춰 성차별적인 규정과 단어를 수정하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남자를 men(남자), 여자를 ladies로 표기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지난해 숙녀(ladies)라는 공식 단어를 여성(women)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