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원서접수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에 지원한 수험생은 총 50만8030명이다. 이 가운데 졸업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1.1%로 1997학년도 33.9%로 이후 26년 만에 31%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내신의 아픔을 딛고 인생 역전의 기회를 꿈꾸는 수험생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재수에 성공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면 재수에 성공하는 수험생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고 재수생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불안감'이다. 막상 재수 한다고 했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작년에도 안됐는데 다시 한다고 잘 될까? 시간은 자꾸 가고 초초한데 잘하고 있는 걸까?

'공부는 마음으로 한다'라는 말처럼 마음이 불편하거나 우울하면 공부가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재수생이나 N수생 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뭐 내가 3년 동안 공부한 짬밥이 있는데’
'대충 공부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겠고, 지금까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 노력만 하면 성공 할 거야!'

라는 막연한 자신감으로 재수를 시작하는 수험생이 내가 상담한 학생들의 70% 정도가 된다.

내 고민의 지점은 이 학생들을 어떻게 깨우쳐줄까에 있다.

첫 번째는 전년도의 실패원인에 대한 분석을 해주는 것이다. 내가 무엇이 부족했으며,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가이다. 이 부분은 수치화 할 수 없는 정성적 영역으로 수험생이 이를 파악하고 대안을 찾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를 자기관리영역이라고 하는데 크게 신체관리, 감정관리, 시간관리 등이 이에 해당된다. 수험생과 Rapport형성 과정을 통해 정서적 교감을 하고, 코칭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

내가 만난 수험생의 경우 감정의 기복이 큰 편이라서 공부가 정말 잘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있어서 고민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불안주머니 기법'을 통해서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우울할 때나 마음이 불편할 때 사용하고 나서 공부에 좀 더 집중이 잘되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처럼 각자의 상황에 맞는 분석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공부 방법에 대한 오류다. 공부에 대한 정의는 넓은 의미로는 생각훈련이지만 수험생에게 공부는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다.

내가 만난 3등급 후반 때에서 5,6등급 구간 수험생들의 공부 패턴의 문제점은 아는 것을 무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는 것의 반복이야 말로 만족감을 극대로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의 변화와는 거리가 있는 공부 패턴이다.

이런 패턴의 수험생들은 모의고사 후 메타인지 분석을 통해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을 하는 훈련이 필요하고, 모르는 부분의 심층 분석을 통해서 대안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학습 효과가 컸다.

예를 들어 영어 과목에서 메타인지 5단계 분석의 “찍”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한다면 왜 “찍”인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 해석이 안 되는 경우다. 이 부분은 단어가 문제 일 것이다. 이 수험생의 경우 시스템 영단어 암기법을 통해 암기한 단어를 장기기억으로 보내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해석은 되는데 관계를 찾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있고, 세 번째는 추론이 안 되는 경우이다. 즉 각각의 문제점이 파악되어야 구체적인 행동목표를 정할 수 있다.

'수능 공부는 과학'이어야 한다. 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막연하게 열심히 하면 될거야 라는 생각은 재수의 실패 요인이 된다.

문제는 이러한 과학적 공부 방법을 수험생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교육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중하위권 수험생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그래서 자기주도학습에는 '조력추구권'이라는 것이 있다.

시간만 낭비하는 재수생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이강석 피케이해냄독학기숙학원 대학입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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