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소하던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구입 비중이 지난 9월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생초자)에 대한 대출 확대 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20대와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297건으로 전체 거래량(856건)의 34.7%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28.6%)보다 증가한 것으로, 올해 5월(37.4%)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다.
서울 아파트 2030세대 매입 비중은 올해 4월 42.3%까지 치솟았다. 그 후 증가와 감소가 이어지다가 금리 인상, 집값 하락폭 증가 등으로 인해 올해 6월(24.8%)과 8월(28.6%)에는 각각 20%대로 내려갔다.
이처럼 감소세를 띠던 2030 구입 비중이 다시 높아진 현상의 원인은 극심한 거래 침체 속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금융규제를 일부 완화한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주택 소재지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한을 80%까지 상향하고, 대출한도는 2억을 늘려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최근 가파진 금리 인상폭과 생초자에게도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때문에 금융규제 완화가 사실상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역별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2030 매입비중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최근 노원구와 도봉구는 아파트값 하락폭이 가파랐는데, 지난 8월 2030 매입 비중은 각각 24.4%, 38.2%로 내려갔다가 9월에는 다시 46.7%, 57.7%로 확대됐다.
도봉구의 지난달 2030 매입 비중은 한국부동산원이 연령대별 매매거래 조사를 시작한 2019년 이후 월별로 역대 최대다.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매수세 실종으로 거래량이 급감한 상태에서 그나마 결혼 등으로 내집마련이 필요한 2030세대가 생애최초 대출을 이용해 '급급매물'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 상황과 같이 절대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일부 연령대가 몇 건만 거래해도 비중은 크게 올라간다.
실제 도봉구의 지난 9월 아파트 거래량은 총 26건으로 올해 들어 1월(26건)과 함께 월별 최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 2건, 30대 이하 13건 등 15건을 2030세대가 매입했다.
강북구는 지난 9월 2030 매입비중이 44.4%로 2020년 10월(54.1%) 이후 1년11개월만에 가장 높았고, 역시 최근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서대문구는 9월 2030 비중이 68.4%에 달해 조사 이래 최대였다.
마포구도 지난 7월과 8월 각각 31.6%, 21.7%였던 2030 매입 비중이 지난 9월 다시 47.6%로 높아졌다.
강남권에서는 최근 잠실 등에서 직전 최고가 대비 6억∼7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송파구가 7월 28.3%, 8월 26.5%에서 9월에 다시 37.8%로 높아졌다.
서울과 달리 인천의 2030세대 비중은 7월 33.3%, 8월 34.9%에서 9월에는 32.9%으로 낮아졌고, 경기도는 8월 31.1%에서 9월 32.3%로 다소 높아졌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11-02 10:19:11
수정 2022-11-02 10: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