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과 한강을 잇는 7km 구간에 조성할 예정인 국가상징 거리를 선(線) 형태의 하나의 공원처럼 만들 전망이다.
녹지와 보행 공간을 넓혀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같은 서울의 상징 공간이자 녹지축으로 만들어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현지시간) 도심 녹지축 조성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인 프랑스 파리8구역 현장을 방문해 이같은 내용의 녹지생태 가로(街路) 재편 구상을 밝혔다.
2020년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발표한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프로젝트는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드 광장 등이 있는 파리8구역(총길이 2km·면적 15ha)을 2030년까지 시민을 위한 정원으로 재단장하는 사업이다.
하루 6만대 이상 차량이 달리던 8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과감하게 줄이고, 보행자를 위한 휴식 공간과 녹지를 더욱 풍부하게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주머니 형태의 녹지와 테마정원, 식물과 벤치를 함께 배치한 식물라운지(키오스크) 등이 설치된다.
현재 '국가상징가로' 조성 계획을 구상중인 오 시장은 샹젤리제 거리에서 프로젝트 설계건축가와 파리시 관계자 등에게 사업 내용을 듣고 현장을 둘러봤다.
국가상징가로 조성 계획은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7㎞ 구간을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서울의 상징공간으로 만드는 내용이다.
공간 재구조화를 통해 2026년까지 총 2천㎞ 규모의 서울 내 녹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업인 '초록길 프로젝트'의 하나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샹젤리제 거리와 우리 국가상징가로는 역사나 문화적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면서 "이런 세계적 관광명소가 녹지 생태면적을 늘리는 대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국가상징가로를 비롯해 서울의 녹지생태도심을 늘리는 데 많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상징가로와 연계해 시는 작년 5월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서울역 1.55㎞ 구간에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을 완료했다. 기존의 도로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고 서울광장 면적의 배가 넘는 보행공간을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서울역에서 용산을 지나 한강으로 이어지는 5.3㎞ 구간에 대한 사업을 본격화한다.
서울역∼한강대로 구간(4.2㎞)의 차로를 6∼9차로에서 4∼6차로로 줄이는 대신 좁고 불편했던 보행로는 폭을 최대 1.5배 확장하고 자전거도로도 신설한다. 서울역광장 앞 등 보행단절 지역에는 횡단보도를 만들 계획이다.
한강대로에는 스마트 자율주행 버스전용차로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가로시설물에는 통합 디자인과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다. 용산공원 주변 등에는 다층 구조의 가로수를 심어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 예정이다.
이밖에 시는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로 개통해 50년 넘게 자동차 전용도로 역할을 해온 국회대로(신월IC∼국회의사당 교차로·7.6㎞)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에는 약 11만㎡의 대규모 선형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상징가로, 세종대로 사람숲길, 국회대로 상부공원 등 다양한 공원 녹지길을 물론 고가차도 하부, 지하보도 같은 도시기반시설과 서울둘레길 등 기존 명소를 연계해 시민이 서울 어디서든 초록 여가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보행친화 녹색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