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85% 이상의 산모들이 산후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산후우울감은 2주 이내에 호전되지만, 산모의 약 10~20% 정도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산후우울증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극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출산 후 우울해지는 원인
산후우울증은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소들이 서로 얽혀져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여성호르몬은 임신 기간동안 계속 증가하다가 출산 후 48시간 이내에 90% 이상이 감소하는데, 이러한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가 산후 우울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분만 후 피로, 수면장애, 충분하지 못한 휴식, 아이 양육에 대한 부담감 등도 산후우울증 유발에 기여할 수 있다. 우울증 과거력이 있거나 임신 기간 스트레스 유발 상황 경험을 비롯해 배우자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산후우울증이 위험한 이유
산후우울감은 출산 후 3~5일 사이에 나타나는 것으로, 우울한 기분이 들지만 산후우울증에 비하면 증상이 약하고 수일 내에 전문가의 치료 없이 호전된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4주에서 6주 사이에 우울하거나 심한 불안감, 집중력 저하, 죄책감 등을 경험하고 심하면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일상 생활에서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출산 후 첫 10일 이후에 나타나서 산후 1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데, 초기에 서서히 증상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될 수 있다.
엄마가 산후우울증을 겪을 경우 신생아도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혈중 코르티솔 수치가 정상치보다 높아진다. 따라서 성장 후에도 스트레스에 민감한 체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엄마의 산후우울증이 계속된다면 그 원인이 아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스킨십이 소홀해지면서 엄마와 아기 사이의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할 수도 있다.
산후우울증 증상들
기본적인 증상은 주요 우울증 증상과 비슷하다.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을 느끼고, 거의 모든 일상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을 상실한다. 식욕이나 체중이 현저하게 감소하거나 증가하고, 쉽게 피로를 느끼면서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집중력이 저하되고 우유부단해지며,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이 심해지면 아기에 대한 관심이 상실하거나 혹은 과도하고 부적절하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또는 아기에게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산후우울증 극복하기
산후우울증 치료를 위해서는 산모에 대한 가족과 지지, 도움이 필요하며 특히 배우자가 치료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전문가 상담이나 약물치료, 혹은 증상 악화 시 입원치료로 진행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산모 본인이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산모는 자신이 하루 중 몇시간이나 우울한지, 언제부터 우울한지 냉정하게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충분히 표현하고,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해보는 것이 좋다. 초콜릿이나 사탕 등 단맛이 나는 간식들을 먹어 엔드로핀 생성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아기가 잘 때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잘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배우자와의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아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구해보는 것도 좋다. 증상이 심하다면 산모 자신 뿐만 아니라 아기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족들은 산모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모가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기를 돌보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힘이 되어주면 좋다. 산모가 즐겼던 취미나 활동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