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팔리는 목에 걸어 쓰는 형태의 휴대용 선풍기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발암유발기준 이상의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를 환경단체에서 발표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달 대형마트나 서점 등 시중에서 판매되는 목걸이 선풍기 4개 종류와 손 선풍기 6개를 구매해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단체는 드라이기, 유선 선풍기 등의 일반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건전지 등을 넣어서 사용하는 손 선풍기, 목 선풍기 등의 제품에서도 모터에서 전자파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 선풍기의 날개 쪽과 모터 쪽에서 총 6회 전자파를 측정한 평균값은 188.77mG(밀리가우스)였다. 최소 3.38∼최대 421.20mG다.
단체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전자파를 발암가능물질(2B)로 분류했으며, 4mG 이상의 전자파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된 목 선풍기에서 발생한 최대 전자파는 4mG의 약 47배에 해당한다.
손 선풍기에서는 최소 29.54∼최대 1천289mG, 평균 464.44mG의 전자파가 발생했다.
단체는 "손 선풍기는 사용 거리를 조절할 수 있지만 목 선풍기의 경우 목에 걸어 쓰는 형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 높은 전자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리를 조절해 측정한 결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손 선풍기의 경우에도 25㎝가량의 안전거리를 두고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단체는 손 선풍기 전자파 위험과 관련해 2018년에도 조사 결과를 한 차례 발표했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중에 유통 중인 휴대용 선풍기의 전자파 실태조사 결과 모두 인체보호 기준을 만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단체는 정부가 인체보호기준으로 삼는 국제비이온화방호선위원회(ICNIRP) 기준인 883mG가 장기적으로 전자파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반영하기 어려운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취한 열적 기준인 883mG 이하에서도 암 발병 등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보고가 있다"며 "국회가 WHO의 발암가능물질 지정 배경연구값 기준인 4mG를 국민건강 안전기준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