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교통 탓에 공항에 가려면 하루 반나절을 도로에서 보내야 하는 지방 탑승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다음 주 북유럽 출국을 앞둔 부산 시민 40대 김모 씨는 자녀 3명, 아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까지 갈 생각을 하면 아득하다.
A씨 가족은 인천 국제공항에서 오후 9시 30분 비행기를 타기로 예약되어 있다. 늦은 시간인 만큼 여유가 있을 것 같지만 이들은 부산에서 당일 오전 11시에 집을 나서야 한다.
그는 "공항에 가는 최적의 방법을 강구했지만, 이민용 캐리어가 7∼8개에 달하는 데다 아이들이 있어 결국 가격이 비싼 승합차 콜밴을 타기로 했다"며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출국 10시간 전에 집을 나서야 하는 게 말이 됩니까"라며 하소연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회복되면서 국제선이 운행을 시작하자 해외로 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부산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가기 위한 교통수단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단됐으며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불편은 온전히 시민들의 몫이 됐다.
현재 김해공항은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만 국제선 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유럽이나 미주 등지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천공항을 거쳐야 한다. 또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이 모두 중단되었고, 환승 전용 내항기나 시외버스도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에 가야 하는 승객들은 코로나19 사태 전이라면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환승 전용 내항기나 시간대별로 있는 시외버스를 선택했겠지만, 지금은 이용할 수 없다.
환승 전용 내항기의 경우 출발지인 김해공항에서 출국 심사를 마치면 별도의 대기 없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곧장 다음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고 짐도 김해공항에서 부치면 해외 도착지에서 찾을 수 있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 운항을 불허한 상태다.
시외버스도 현재 하루 2∼3회만 운행하고 있어 코로나19 이전 하루 10회 이상 운항하던 것에 비하면 교통편이 매우 부족하다.
공항 콜밴의 경우 현재 이용료가 70만∼80만원에 달해 부담이 크다.
최근 친구와 프랑스 파리에 여행을 다녀왔다는 20대 정모 씨는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기차와 비행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서울역과 김포공항에서의 환승 과정이 번거로워 많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여행 전부터 이동하느라 매우 피곤했는데 서울에서 출발해 쌩쌩한 친구를 보니 처지가 비교됐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업무로 해외 출국이 잦은 회사원 A씨 역시 "같은 세금을 내면서 부산에 산다는 이유로 수도권에 사는 사람보다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 이동해야 하는 현 구조가 지역 차별"이라며 "서울 사람들에게 매번 이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라 했으면 가만히 있었겠냐"며 꼬집었다.
이어 "당장 직항 노선 운항이 어렵다면 인천국제공항까지 안심하고 갈 수 있는 최소한의 교통수단이라도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