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다른 바이러스도 숙주 내에서 증식하려면 계속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의 지방 처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입자 복제에 필요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종 코로나는 인간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많이 쓰는 트라이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를 좋아하는데, 이는 코로나에 감염되면 체내 지방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시중에 판매 중인 비만 치료제와 새로 발견한 실험 화합물을 테스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가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발견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 오리건 보건 과학대(OHSU)의 피카두 타페스 분자 미생물학 교수팀이 진행했다.
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체질량 지수(BMI)가 높고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비감염자보다 코로나19에 더 민감하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인간 세포주(cell lines)를 배양해 4백여 개 유형의 지질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했다.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질은 트라이글리세라이드였다.
원래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세포막을 온전히 유지하거나 에너지를 저장하는 등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콜레스테롤과 함께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꼽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는 가능한 한 수치를 낮추려고 한다.
신종 코로나는 세포의 트라이글리세라이드 수만 늘리지 않고, 세포의 지방 처리 시스템 자체에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인체의 능력에 변화를 일으켰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타페스 교수는 "트라이글리세라이드가 늘어날수록 바이러스는 지방산의 형태로 더 많은 에너지 연료를 얻을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어떻게 바이러스가 이런 지방산을 이용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