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고양이가 사람에게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 할 연구가 확인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태국 송클라대학교 연구진은 지난해 현지 수의사가 고양이를 검사하던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방콕에 거주하는 아버지와 아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확인하고 송클라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고, 같이 온 반려묘는 검사를 위해 동물병원에 맡겨졌다.
이후 수의사가 고양이의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안면 보호막을 쓰고 있지 않던 수의사 얼굴에 재채기를 했다.
32세인 이 수의사는 당시 마스크와 장갑은 낀 상태였다.
확인 결과 고양이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왔고, 수의사도 고양이와 접촉한 지 3일 뒤 코로나19 증상을 겪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의사가 밀접 접촉한 사람들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없었고, 고양이 주인들과 만난 적도 없었다는 점에서 그가 고양이로부터 감염됐을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린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게놈 시퀀싱(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고양이와 이 세 사람은 델타 변이 중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됏으며, 이는 당시 송클라 병원에 온 다른 환자한테서 나온 검체와는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그동안 고양이를 등 다른 동물도 코로나19에 걸린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고양이가 인간에게 직접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다만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고양이가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연구진은 고양이에서 인간으로 통하는 감염경로가 흔치 않다고 설명하며, 코로나19에 확진된 반려동물 주인이나 감염의심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수의사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캐나다 겔프대학교의 전염병 수의사 스콧 위즈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이 바이러스가 여전히 다른 종 사이에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 감염병(EID)' 7월호에 게재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