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 각국에서 침체됐던 관광 산업이 조금씩 활기를 띠는 가운데 '쇄국 정책'을 오랜기간 고수해왔던 일본이 여행객 유치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시 대응을 하지 않아 '엔저'(엔화 가치 하락) 특수를 누리지 못한 상황으로 일본 정부는 뒤늦게 입국자수 재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외국인 단체 여행(패키지 투어)에 필요한 절차를 10일 개시했다. 여러가지 절차를 감안할 때 실제 입국은 열흘 정도 지나서 시작될 전망이다.
외국인 여행객을 인솔할 여행업자 등은 후생노동성의 입국자건강확인시스템(ERFS) 아이디를 신청해야 한다. 아이디(ID)가 발급되면 여권 번호 등 일본 입국을 희망하는 여행객 정보를 입력하는 등 사전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후 접수 완료증을 발급받아 이를 지참해 각국에 위치한 재외공관(일본 대사관 등)에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일본 관광청 관계자는 "오늘 아이디 신청을 받기 시작했으며 아이디 발행에는 하루 이틀 정도가 걸린다. 비자 발급에는 영업일 기준으로 원칙적으로 닷새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신청 지역이나 내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략 열흘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당국이 외국인 여행객 확보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입국 가능한 외국인 관광객이 패키지 투어 참가자로 한정됐고 입국 절차나 일본 내 행동 관리도 여전히 엄격하다면서 "3월 국제 관광객이 전년 동월 대비 3배가 돼 (여행산업의) 회복 경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일본이 늦은 것이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입국자 수를 하루 2만명 이내로 제한하고 단체 여행객만 허용하는 등 입국을 계속해서 제한하는 것은 엔저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최근 엔화 가치는 달러당 134엔 중반까지 내려갔다. 이는 약 20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입국자 수를 하루 3만∼5만명으로 확대하거나 한도를 아예 없애는 방안 등을 놓고 적용 시기 등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3월 전 세계 국제 관광객 수(도착 기준)는 작년 3월의 3배로 늘었고 구미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일본에 온 국제관광객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98% 감소한 수준이었다.
한국은 이달 1일부터 각국 재외공관에서 개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비자 신청을 받고 있다. 주일한국대사관은 비자를 신청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연일 길게 이어지고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