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전세계적으로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환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고도 감염되는 소수의 사례도 나오면서 공기를 통한 감염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8일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전세계 28개국에서 103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뒤 한 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7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CDC는 지난주 여행자들에게 원숭이두창 등 질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올렸다가 6일 오후 이를 돌연 삭제했다.
CDC는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원숭이두창 관련 여행 건강 안내문에서 마스크 권고 내용을 삭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CDC는 여전히 원숭이두창이 확산하는 국가에서는 가족 내 환자가 있는 사람과 의료 종사자,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CDC는 특히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원숭이두창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여전히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 원숭이두창 확산과 관련해 그간 잘 논의되지 않았던 내용, 즉 적어도 단거리에서는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기전염은 원숭이두창 확산에서 작은 요인이라면서도, 어느 정도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원숭이두창은 확진된 사람이나 동물과 밀접 접촉한 사람들에게 전파된 것으로 보고됐지만, 간혹 공기전염이 유일한 원인으로 설명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2017년 나이지리아 교도소 내 확산 사례를 연구한 학자들은 당시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의료진 2명이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원숭이두창과 사촌 격이라 할 수 있는 천연두 역시 과거 몇 차례 공기 전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낸시 설리번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연구원은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주최한 회의에서 "감염의 주요 경로가 무엇인지 매우 모호하다"고 말했다.
일부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호흡기 비말에 주목하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언론이나 대중 브리핑에서 공기 전염의 가능성이나 마스크 착용 필요성 등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CDC의 바이러스 전문가 앤드리아 매콜럼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에 감염되기까진 '매우 지속적이고 긴밀한 접촉'이 필요하다며 "몇m에 걸쳐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이를 프레임 짓는 방법에 있어 정말로 신중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