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교육감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후보 4명은 고교학점제와 특수목적·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 학력 격차 등 교육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 교육감인 진보 성향 조희연 후보와 중도 보수 성향의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후보가 참석했다.
첫 번째 주제로 고교학점제에 대해 토론했다. 보수 성향 후보 3명은 모두 고교학점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조전혁 후보는 "고교학점제는 그야말로 탁상공론 정책"이라며 "학교의 물리적 공간이 준비돼있지 않고 과목을 가르칠 강사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후보도 "지금 서울 고교 중 30%인 80여 개에서 고교학점제에 시범 시행되고 있지만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들도 반대한다"며 "선생님이 없고 교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후보는 "고교학점제를 하려면 교사 8만 명 이상이 더 필요하고 개설 과목도 학교마다 격차가 심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조희연 후보는 "우리 학생들은 배움의 속도와 좋아하는 과목, 잘하는 과목이 다르다"며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여건과 환경이 불비할 뿐"이라고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생각도 나뉘었다. 보수 후보 3명은 폐지에 반대했지만 조희연 후보는 찬성했다.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 교장들조차 이제 자사고의 옷을 벗을 때라고 한다"며 "과도하게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다양성이 꽃피는 수평적 고교 체제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전혁 후보는 이에 대해 "교육감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할 수 있는 자사고 교장은 어디에도 없다. 조희연 후보는 미몽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저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하지 않겠다. 대신 일반고를 경쟁력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후보는 "자사고 폐지는 하향 평준 정책"이라며 "자사고와 특목고 때문에 일반고의 학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선영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조희연 교육감이 재임한 8년 동안 죽었다 살았는데 정작 조희연 후보의 자제분들은 둘 다 외고를 나왔다"며 "이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부도덕한 것이 아닌가"라고 조희연 후보를 비판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교육 격차, 사교육비 상승 문제에서도 현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의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박선영 후보는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경남보다도 높은데, 써야 할 곳에 예산을 안 쓰고 어디다 썼느냐"고 물었다.
조영달 후보도 "코로나19 이후 모든 대책이 교사에게 맡겨져 있었고 교육청에 정책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후보는 "기초학력 예산을 80억원에서 563억원으로 확장했고 1~3단계 학습 안전망, 9천명의 키다리샘 등 노력했다"며 "학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은 더 질 높은 공교육이라는 화두를 통해 더 보완하겠다"고 반박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05-24 12:57:54
수정 2022-05-24 12:5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