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치솟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예측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3.3%를 나타냈다. 이는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24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겹살집 1인분 가격은 올해 4월 1만4538원으로 2년 전 같은 달(1만3923원)보다 4.4% 더 올랐다.
통계로는 4.4%의 인상률이지만 실제로 외식을 하는 직장인, 자영업자들은 물가 상승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자주 외식을 하는 서울 종각과 강남역 일대의 삼겹살 1인분 가격은 대부분 1만6000원 이다.
광화문 일대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 씨는 "자주 가는 김치찌개 식당이 연초에 김치찌개 가격을 9000원으로 올리더니 얼마 전 1만원으로 또 올렸다"며 "분식집에서 라면에 김밥을 먹어도 이젠 1만원 가까이 나온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크다.
외식물가가 올랐지만 급등한 원자재 비용을 가격에 다 반영할 수 없어 이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종각역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30대 사장 B씨는 "한돈 삼겹살·항정살 가격이 4월에 비해 10% 이상 올랐다"며 "가게로 들여오는 고기는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가격 변동이 있는데 요즘은 한달에 한번꼴로 값이 오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B씨는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원가가 20~30% 올랐고, 깻잎 등도 가격이 올랐는데 보통 이러면 우리 같은 소매서는 50% 정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며 "그런데 그렇게 하면 있는 손님들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아서 조금만 인상했다"고 난감해했다.
참가격에 따르면 깻잎은 100g 기준 2193원으로 1년전 1553원보다 41.2% 급등했다. 최근 깻잎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삼겹살집이 사라진 이유다. 상당수 삼겹살집은 아예 깻잎이 없거나 손님들이 요청해야 제공하는 실정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3.3%를 나타내며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문제는 이같은 물가인상이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특히 이달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른 보복 소비효과까지 더해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를 비롯한 우리 먹거리 원재료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는데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원화 가치도 떨어지면서 수입가격이 더 올랐고 이는 하반기 도미노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