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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 떨어진 약혼녀 만나러 '3천700km' 달린 남성
입력 2022-05-23 10:49:13 수정 2022-05-23 10: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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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습격으로 10분 거리에 살던 약혼녀와 생이별한 우크라이나 남성이 3천700km를 돌아 가서 다시 상봉했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10km 떨어진 곳에 사는 약혼녀를 만나기 위해 벨라루스 지역을 빙 둘러간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프로 포커 선수인 세르히 베라예프(32)는 전쟁 전에는 하르키우 외곽에 있는 집에서 나와 고속도로를 타면 금세 약혼녀와 부모가 사는 하르키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쟁 후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점령해 길이 끊어지는 바람에 러시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를 거쳐 가야했다.

그는 4월 4일 오후 1시 다른 일행과 함께 차량 4대로 이뤄진 호송대에 합류하여 긴 여정을 시작했다.

70km를 달려 넘어간 러시아는 검문소가 많아 가장 험난한 구간이었다.

군인들이 이들을 지역 관공서로 데려가 심문한 적이 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의심을 받아 위기에 처했었다. 여권은 불타 없었고 휴대전화는 폭격 초기 지하실에 숨겨놨다가 습기로 인해 망가졌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속옷을 벗겨서 우크라이나 군 관련 문신이 있는지 살피기도 했다.

그들은 베라예프의 휴대전화를 뒤졌지만 전쟁 초기에 참전한 친구들에게 러시아군 위치를 전달했던 기록은 모두 삭제되어 있어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다.

운좋게 풀려난 이들은 도로 표지판도 없는 곳에서 확신도 없이 달려야 했다. 차로 하나만 남아 있는 파손된 다리를 지나가기도 했다. 20m 아래에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 후엔 운전자가 흥분해 너무 빨리 달린 나머지 도로 구멍을 세게 지나가다가 바퀴가 망가지기도 했다. 이들은 차를 돌려 수리한 뒤 또다시 어둠 속을 달려 국경이 닫히지 전에 겨우 도착했다.

5시간 걸려 겨우 러시아 국경을 넘고 가까운 대도시 벨고로드로 방향을 잡았지만, 그 후 또 연방보안국(FSB) 검문소에 잡혔다.

이들은 또 슈퍼마켓 앞에 주차하고 2시간 쪽잠을 자거나 16시간 걸려서 국경을 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한 뒤엔 일행들을 내려주고 일주일간 머물렀다. 코로나19로 많이 아프기까지 했지만 약혼녀를 만나겠다는 목표와 의지가 굳건했다.

14일 오후 인도주의 차량 행렬을 따라 다시 길을 떠났고, 르비우를 거쳐 18일엔 키이우를 출발했다. 마지막으로 하르키우에서 약혼녀 집을 50m 앞두고 또 검문을 받긴 했지만 그는 결국 연인을 만나는 데 성공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05-23 10:49:13 수정 2022-05-23 10:49:13

#우크라이나 , #약혼녀 , #영국 , #러시아 ,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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